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주시해야 할 것은 지도자의 변화보다 북한 주민들의 변화"라면서 "역사상 국민의 변화를 거스를 수 있는 어떤 권력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희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3일 사회통합위원회 연석회의에 참석해 토론을 지켜본 후 마무리 발언에서 "저는 북한에 긍정적인 변화는 있다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말한 '북한의 긍정적 변화'는 북한의 체제 이완 현상이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이미 텃밭을 가꿀 수 있고 반대하든 찬성하든 골목에 시장도 열리고 있다"면서 "많은 탈북자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일부 언론이 보도했지만 청와대가 부인한 '레짐 체인지'를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달 29일 연평도 사태 관련 대국민담화에서도 "이제 북한(정권)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대통령의 이 발언이 무슨 의미인가. 레짐 체인지와 연관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런(레짐 체인지) 말은 우리가 전혀 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이 변해야 한다. 우리가 변하게 한다' 이런 뜻이 아니고 변하고 있다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지도자와 상관없이 북한 내부 주민들이 변하고 있다는 뜻"이라면서 "특별히 해석할 것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변인은 "오늘 여러 주제에 대한 대통령 발언이 있었지만 이 부분을 전해드리기로 했다"며 북한 관련 이 대통령의 발언을 특별히 소개했다.
이 대통령의 이 발언에 앞서 사통위는 진보 인사와 보수 인사가 9개월간 토론한 결과물인 '2010컨센서스'를 통해 "실사구시의 원칙이 대북정책에도 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면서 "천안함 사태와 연평도 포격도발이라는 위기상황은 평화 프레임과 안보 프레임의 구도를 포괄적으로 담아내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제언한 바 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강경책과 햇볕정책을 포괄하는 '제3의 길'로 전환 요구에 대한 반박으로도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이나 우리가 우리 (대북)정책을 바꾼다고 한 적도 없지 않냐"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천안함, 연평도 사건 이런 문제에 대해 어떤 자세로 갈 것인가는 더 논의할 여지가 없다. 국민 모두가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군은 군다운 군이 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잃은 것이 있으면서, 잃은 것을 통해 보다 더 큰 것을 얻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위키리크스 문건에 나타난 미국 측의 해석 "필요하다면 (한국)대통령은 임기를 마칠 때까지 남북관계를 얼어붙은 채로 내버려둘 준비가 돼 있고 현재의 대북정책을 적절한 것으로(comfortable) 생각한다"와도 일치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