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5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6대 현안은 북미간 양자협의를 통해 풀어야 할 이슈"라며 "6자회담의 합의는 핵문제 해결에 맞춰져 있는 것이기에 6자 간의 문제와 다른 문제는 분리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우리 정부는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고려대 경영대 조찬 특강에서 핵 이외의 미국의 대북 6대 현안에 대해 "미사일 문제가 제일 큰 문제이고 생화학무기, 재래식 군사력 등 세 가지에 인권, 마약, 위조지폐 등까지 모두 6개 카테고리가 있다"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이런 입장은 9.19 공동성명에 나온대로 6자회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핵 문제에 논의를 집중하고 그 밖의 현안에 대해서는 양자 또는 당사국 간에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북미 간에 금융제재 회담을 놓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는 것과 관련, "이런 장애물들을 예측했지만 너무 일찍 초반에 불거진 느낌"이라며 "6자회담이 안개 속에 들어간 것 같지만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20년까지 남북경제공동체를 이루겠다는 정부의 비전과 관련, "사람과 돈, 물자, 정보, 지식 등이 자유롭게 오가는 것"이라고 규정한 뒤 "인도주의적 지원은 동족 차원의 일이고, 평화체제 구축은 정치군사적 정책을 필요로 하지만 더 크게 한반도의 생존을 위해서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남북경제공동체는 북측 체제에 대한 인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고 우리의 정책도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는 바탕 위에 있다"고 덧붙였다.
대북 200만 kW 직접송전계획에 대해 그는 "제5차 6자회담을 통해 이행방안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지고 그 바탕 위에 남북 간에 송전계획에 대한 협의가 진행돼 전력이 가면 그 게 남북경제공동체의 시작이며 첫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경협사업이 수산, 경공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공동영농을 하는 북측 삼일포농장에서 다른 곳에 비해 60% 많은 수확량을 올렸다"며 "내년에는 집단농장 10여 곳으로 확대해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한에 대해 주기만 하고 받은 게 없다는 지적과 관련, "화해하고 악수한 역사가 겨우 5년인데 받은 것을 계산하기에는 너무 시간이 짧다"고 전제한 뒤 "그렇다고 받은 게 없는 것도 아니다"며 "북측 주민들의 대남 적개심과 증오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해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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