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곧바로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해 서해안에서 진행 중인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 정부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 이런 합동훈련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조지워싱턴호를 비롯해 미 해군 함정이 아주 신속하게 와서 성공적인 연합훈련을 수행하는데 대해 치하하고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미국 측에 사의를 표했다.
이 대통령은 화상보고 시스템을 통해 미7함대 사령관으로부터도 훈련 상황을 보고 받았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번 훈련을 통해 한미 간 연합방위 능력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을 통해 우리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대통령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대내외에 과시할 수 있게 됐다. 우리는 억지력을 유지할 뿐 아니라 전투준비 태세도 최상으로 갖추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추가 도발 시 단호한 대응이나 교전 규칙 수정과 관련한 이야기는 없었냐'는 질문에 "오늘 방문에서 그런 구체적인 이야기는 없었다"고만 답했다.
"대북 정책 기조 바뀌냐고? 말할 수 없다"
한편 이 대통령의 이날 담화는 애초 예정보다 간결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상표 수석은 "이번엔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들게 진솔하게 전한다는 걸 기본으로 길게 부연설명하기 보다는 간단 단호 명료하게 생각을 전하는데 역점을 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수석은 이 담화의 구체적 해석에 대해선 극도로 말을 아꼈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대통령의 말은 6자회담에 대한 입장으로 해석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해 홍 수석은 "특별히 그렇게 생각할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20여 년간 대화와 협력, 인도적 지원에도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포격이었다'는 말은 햇볕정책에 대한 종언을 뜻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홍 수석은 "내가 그 해석이 옳다 그르다 대답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대북 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그는 "미래에 대해 예측가능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만 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말 그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연평도 포격 당일의 '확전 자제' 발언 논란 이후 청와대 홍보라인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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