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들은 MB 발언 '마사지', 국방장관은 스타크래프트?"

야당들 "MB '확전자제' 발언 사실 아니면 책임자 문책해야"

북한의 연평도 해안포 포격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했다고 알려진 "확전자제" 지시를 둘러싼 진실게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은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을 한 게 진실이 아니라면 책임자를 문책하라"고 청와대를 압박하고 나섰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대통령의 말이 사실이니 아니니 하는 진실게임으로 가는 문제에 대해 청와대가 분명한 책임을 지고, 천안함 사태에 이어 또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국방책임자의 엄중한 문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발표를 부인, '마사지'하고 국방장관이 국민의 희생과 전쟁을 스타크래프트 게임기에 비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관련자 문책 요구는 자유선진당에서도 나왔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전직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말 마사지 전문가고 현직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 말 왜곡 전문가냐"며 "'확전자제'라는 말이 거짓으로 제조된 것이라면 그 청와대 관계자를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는 연평도 사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확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가, 몇 시간 뒤 "대통령은 그런 말을 직접적으로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진위 논란이 시작됐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 역시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오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단호하지만 확전되지 않도록 하라고 겸해서 말했다"고 증언했다가, 청와대가 발끈하자 오후엔 말을 바꿨다.

또 김태영 국방장관은 2차 공격에서 대응 사격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스타크래프트 같은 것을 생각하면 당연히 (북한이) 쏘면 바로 그렇게 (응사하게)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유연한 정책 썼던 민주정부 10년간은 이런 불상사 없었다"

청와대의 말 바꾸기를 비난하면서도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확전자제 지시'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북의 포격이 중단됐으니 확전하지 말라, 추가 도발이 있으면 응징하라고 한 것은 대통령의 옳은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금 우리가 전쟁을 원하지 않지 않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차 대응 사격에 걸린) 13분이면 우리나라 국토가 절단 난다"며 "왜 이렇게 늑장대응을 했고 대비태세가 허술했는가는 우리 정부도 강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이) 지금 긴장관계가 있었다면 안보는 0.001%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진짜 강경한 정책을 쓴다는 이명박 정부가 강경하지도 못한 정책인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또 "유연한 정책을 썼던 민주정부 10년 간 이런 불상사는 없었다"며 "도대체 병역미필 정권이 언제까지 허울좋은 안보를 내세울 것인지 정권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