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포폰, 청목회 수사 등 검찰을 사이에 두고 치열했던 여야의 신경전이 직접적 전면 대립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7일 의원총회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 죽일 때, 그의 손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손이 됐다는 것을 기억하자"며 "우리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저들의 비열함을 용서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언어폭력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여러 번 사지로 몰아넣었던 분이 손학규 대표지 않나. 이런 말씀을 우리 대통령에게 하다니"라고 곧바로 받아쳤다.
이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재임 시 손 대표의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 발언 등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당초 청와대는 G20정상회의 이후 손학규 대표 등을 초치해 성과를 설명하고 연말 예산 처리 등에 대한 협조를 당부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청와대와 민주당은 냉각 기류가 역력하다.
여야가 모두 반발했던 청원경찰들의 이익단체인 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청목회 같은 사람들한테 법 개정해둔다고 먼저 돈 요구해서 받고 이런 건 정말 나쁘다"며 "제도상 애매한 것이 있다고 하지만 법대로 처리한다는데 검찰보고 뭐라 할 수 있나"고 검찰에 힘을 실었다.
청와대의 이같은 강경기류의 배경에는 최근 자체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60% 선을 넘긴 점 등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러 관계자들은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있지만 "일 열심히 하니 국민들이 인정해주는 것 아니냐"고 덧붙이곤 한다.
대포폰 의혹, 국가인권위원회 사태, 4대강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높지 않냐는 것. 청와대에선 이같은 논쟁적인 사안에 대한 야당의 반발을 '정쟁'으로 치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또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과거 악연도 재연되는 분위기다. 손 대표는 이날 "이명박 정권, 정치검찰이 이제 정상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나라 전체를 시베리아로 만들려고 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시베리아' 발언의 원저작권자는 이 대통령이다. 손 대표가 한나라당 탈당을 저울질하던 2007년 3월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는 "(손학규 경선 후보가 한나라당) 안에 남아도 시베리아에 있는 것이지만 당 밖으로 나가도 추운 곳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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