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지목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와 우윤근 민주당 의원이 16일 '발끈'했다. "일방적 진술만을 토대로 매도 당하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이인규 전 중수부장에 대한 법적 대응을 선언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증인 출석을 하지 않아 고발 당하니까 참으로 이상한 얘기를 흘리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수사를 담당한 중수부장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현재 검찰에서도 이런 사실을 부인하면서 '가치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당하는 명예훼손은 크다"고 반발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최근 청목회를 필두로 해서 개헌, 선거구제 개편, 행정구역 개편, 그리고 한나라당 의원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 등을 보더라도 일련의 정치탄압이 여야 가릴 것 없이 무차별하게 쏟아지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에 대해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고 당의 운명을 걸고 이런 문제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와 함께 이름이 거론된 우윤근 의원도 "참 정치하기 어려운 시절"이라며 "7년 간 정치하면서 합리적으로 상식선에서 정치하려고 했는데 상식이 통하지 않고, 합리적 판단이 통하지 않는 사회이며 시대라는 것을 어제 오늘 목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우 의원은 "이인규 전 부장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신빙성이 전혀 없다"며 "그 진술에 의하더라도 범죄구성의 요건이 될 수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오래됐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면서 그런 발언을 하는 이유는 오직 야당의 원내대표, 야당의 법사위원장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이어 "이인규 전 부장의 발언 배경에 몇 가지 의혹을 가지고 있다"며 "법사위에서 고발당한 이후에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하는데 아마 감정적인 이유로 인해 발언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지난 15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박 원내대표와 우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각각 1만~2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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