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핵무기가 대상이 되는 어떤 협상에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핵 폐기를 위한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재차 분명히 한 셈이다.
리 외무상은 1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유엔 총회 연설을 상기시키며 "우리를 향한 전쟁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미제와 실질적 힘의 균형을 이루는 최종 목표를 향한 길에서 거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했다"며 "우리 전략군대가 침략국 미국을 징벌 없이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우리는 미국이 근원적으로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 위협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고 했다.
리 외무상은 특히 "미국이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 도를 넘는 대조선 군사위협에 집착하고 있는 현 상황은 협상을 진행할 분위기가 아니다"면서도 "러시아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로드맵을 제안한 동기와 목적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 7월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방안으로 발표한 로드맵에 대해선 미국의 태도 변화를 전제조건으로 수용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러-중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과 비확산을 약속하면 한미 양국의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 즉 쌍중단으로 시작한다. 이어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2단계,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이다.
리 외무상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그들이 미국을 추종하며 우리에 대한 제재와 압박을 추구하는 한 우리는 남북한 관계 개선을 위한 어떤 전망도 보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남한 정부가 남북 군 당국 간 대화 개시, 이산가족 상봉 조직, 인도주의적 지원 등을 제안했지만 문제는 그들이 조선 민족의 자력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원칙을 어기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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