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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김문수, '골프장 논란'으로 대권경쟁 티오프?

"무더기 골프장 손학규 책임" vs "골프장 예찬론 김문수의 거짓말"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김문수 경기도지사 간의 '골프장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당권을 거머쥐면서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들 가운데 지지율 1위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김문수 지사 역시 6.2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여권 내부에서 '박근혜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전·현직 도지사인 두 사람이 경기도라는 동일한 지역기반을 두고 경쟁해야 할 운명이라는 점에서 이번 '골프장 논란'은 잠룡들 간의 은근한 신경전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나는 도장만 찍었다" vs "어떻게 그런 거짓말을"

논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 지사가 "경기도 골프장 무더기 허가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재임시절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일기 시작했다.

김 지사는 "골프장은 전직 대통령(노무현 전 대통령)이 관광사업을 촉진하고 활성화하면서 늘어나게 된 것"이라며 "나는 도장만 찍었다"라고도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손학규 대표를 동시에 겨냥한 발언이었다.

민주당 측은 당장 반발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4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손학규 대표의 경기도지사 재임시 골프장 인허가는 9개에 불과했고, 김문수 지사가 허가한 것은 38개"라며 "어떻게 이런 거짓말, 허위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김 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경기도 측은 "김문수 지사가 취임한 2006년 7월1일 이후 허가된 골프장 수는 모두 38개가 맞다"라면서도 "승인된 골프장 38개중 66%에 해당하는 25개는 모두 김문수 지사 취임 전에 이미 도시관리계획 입안 등 행정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던 사안"이라고 재반박했다.

경기도는 "골프장 허가에 소요되는 행정절차가 토지매입을 포함해 5년 이상 기간이 필요하다"며 "관련법에 따라 승인된 골프장 인허가를 경기도가 거부할 재량이 거의 없었다"고도 했다.

▲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번 '골프장 논란'으로 전현직 경기도지사인 두 사람의 대권경쟁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시스

민주, 연일 '김문수 때리기'…손학규 본인도 "부도덕하다" 맹공

양 측의 공방전은 계속 확산되고 있다. 손학교 대표 본인은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측근들에게 불쾌감을 피력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손 대표는 김문수 지사를 향해 "부도덕하다"고까지 직설적으로 언급했다는 전언이다.

민주당 이낙연 사무총장도 "재임한 지 5년 된 김 지사가 아직도 전임자에게 책임을 돌리는 걸 보면서 과연 지도자로서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김문수 때리기'에 동참했다.

손학규 대표의 서강대학교 '제자 그룹'이기도 한 조대현 부대변인은 이날 "도지사는 도시관리계획의 입안권자가 아니라 승인권자"라며 "김문수 도지사와 경기도의 답변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가세했다.

"김문수 지사 취임 전 도시관리계획 입안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경기도 측의 해명을 다시 반박한 것으로 '승인'의 시점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그는 "김문수 지사의 골프장 과다 승인에 대한 비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골프장 찬사를 계속하며 확신범처럼 행동하던 김 지사는 이제 와서 갑자기 모든 책임을 손학규 대표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김 지사는 지난 2007년 언론 인터뷰와 특강 등을 통해 "골프장을 없애면 인근 상인까지 피해를 본다, 잘 사는 사람이 있어야 서민이 잘 산다", "외국 대학으로 유학가고 좋은 골프장을 짓지 못하게 하니 외국으로 골프 치러 가는 '엑소더스(대탈출) 코리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논란을 부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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