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출신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마찬가지로 한나라당 출신인 김영춘 최고위원을 내세워 부산 등 영남지역 공략에 나선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경계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것은 손 대표의 최대 약점인 동시에 중도세력과 영남지역 등 민주당의 취약 계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강점이기도 하다. 손 대표가 지난 주말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거머쥔 뒤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 중 2위를 차지하는 등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8일 "한나라당 출신이 한나라당 영역을 공격한다는 것인데 잘 안 될 것"이라고 역공을 하고 나선 것도 손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김영춘 최고위원의 부산 출마선언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한나라당을 나간 사람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주민에게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도리에도 맞지 않고, 건전한 상식으로도 맞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을 지내다가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한 김영춘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과 동시에 역시 한나라당 출신인 민주당 손학규 대표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황희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상수 대표가 정치권의 퇴출 1호인 지역주의에 기반한 전형적인 구태적 사고를 드러냈다"며 "부산시민 전체를 한나라당 지지로 만들어 버린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부산에서 민주당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건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냐"며 "부산시민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매도한 지역주의 발언에 대해 안 대표는 머리 숙여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황 부대변인은 "안 대표는 전에도 소위 '좌파스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등 적지 않은 부적절한 언사로 곤욕을 치르고 사과도 했다"며 "집권당의 대표라면 해야 할 말과 안 해야 할 말을 구분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민주당의 습관적 '4대강 알레르기', 내년에는 허구로 드러난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번 국정감사 기간 최대 이슈로 꼽히는 '4대강 논란'과 관련해 안 대표는 "민주당이 습관적으로 4대강 사업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내년 중반이 되면 민주당의 주장이 허구임이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안 대표는 "(민주당은) 청계천에 놀란 가슴, 4대강에 떨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은 과거 민주당 정부가 수해방지와 복구를 위해 추진한 87조 원보다 훨씬 적은 15조 원을 갖고 할 뿐만 아니라 수해방지는 물론 수변경관 개선, 수량확보, 수질개선, 일자리 창출, 관광산업 활성화 등 1석7조의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정모 전 부장검사가 사건 청탁 대가로 승용차를 받아 일고 있는 '그랜저 검사' 파문을 두고는 "특검이 만능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안 대표는 "한 번에 2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되는 특검은 진짜 특수한 경우에 해야 한다"며 "우선 검찰이 재수사를 하거나 감찰을 통해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와 달리 김무성 원내대표는 7일 국정감사에서 '그랜저 검사' 문제와 관련해서 "야당이 특검을 요구하면 받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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