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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접수한 손학규, '한나라당' 출신 김영춘 간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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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접수한 손학규, '한나라당' 출신 김영춘 간택한 이유는?

지명직 최고위원 내정…손학규 대표에 독일까, 약일까?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7일 지명직 최고위원에 김영춘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내정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전통적인 민주당 지역이 아닌 곳과 인연이 깊다는 데 있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손 대표의 태생은 그에게 약이자 독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까지 '경계령'을 내릴 정도로 기존의 민주당 인사들이 갖지 못한 포용력을 상징할 수도 있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라는 악담을 퍼부었던 한나라당 시절 행적은 봉하마을을 찾아 '반성문'을 쏟아내야만 하는 최대 약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역시 한나라당 출신, '비노(非盧)' 인사, 2007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갔던 김영춘 전 의원을 당 대표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했다.

당 대표 선출 이후 줄곧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과거를 만회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자신의 약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의 복심은 무엇일까?

대선 승리 위한 '전국정당화' 꿈 꾸는 손학규, "부산서 출마" 화답하는 김영춘

▲ 손학규 체제 민주당의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내정된 김영춘 전 의원. ⓒ연합뉴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김영춘 전 의원의 최고위원 내정의 배경으로 3가지를 내세웠다. △세대교체 △전국정당화 적임자 △범야권 통합의 적임자가 그것이었다.

가장 먼저 고려된 것은 '영남 출신'이라는 점으로 보인다. 호남 출신이 기득권을 가지는 민주당에서 지명직 최고위원은 일반적으로 영남 몫이기도 했다. 손 대표를 경선 과정에서 적극 도왔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의 이름이 지명직 최고위원에 오르내렸던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이 전 수석은 '현실 정치'에서 플레이어로 뛰는 것을 고사했다.

2012년 대선 승리가 최고 목표인 손 대표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민주당의 전국정당화다. 손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도 전국정당이 되기 위해 자신이 적임자라는 것을 강조했다. 대표 선출 직후에도 손 대표는 "호남 세력이 앞장서서 민주당을 전국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열망을 드러낸 것이 이번 전당대회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런 손 대표의 꿈에 김영춘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 부산에서 출마하겠다"는 약속으로 화답했다.

이인영-김영춘으로 정동영-천정배-박주선 견제?

김 전 의원의 발탁에 '부산 출신'이라는 점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 김 전 의원은 대표적인 '486(40대, 80년대 학번, 6월 항쟁 세대)' 정치인이면서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파란을 일으킨 이인영 최고위원의 직속 선배인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경선에서도 이인영 최고위원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김 전 의원은 손학규와 이인영으로 대표되는 '비주류 486'을 이어줄 가교 역할이 가능한 인물이다.

현재 지도부 내에 다수파는 정동영 최고위원으로 대표되는 쇄신연대다. 정동영, 박주선, 조배숙, 천정배 최고위원이 하나의 세력을 형성할 경우, 손 대표는 '허수아비' 당 대표가 될 가능성도 높다. 김 전 의원은 이인영 최고위원과의 호흡을 통해 '쇄신연대 라인'에 맞서면서 손 대표의 실질적 아군이 되어 주리라 기대하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범야권 통합의 적임자"라는 전현희 대변인의 평가가 이인영 최고위원에게 부여되는 당 안팎의 기대와 정확히 일치하는 것도 재미난 지점이다.

"한나라당 출신이 '진보적 민주당' 열망 현실화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한나라당 출신에 탈당 경력까지 가진 김 전 의원의 발탁이 결과적으로 손 대표에게 득이 될 것인지는 회의적 시각도 많다. 당장 눈으로 보이는 김 전 의원의 지난 행보가 손 대표의 약점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출신이라 한나라당 출신을 중용한다"는 비판은 간단하지만, 그 비판에 대한 해명은 구구절절 길 수밖에 없다.

또 최근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주 작은 비석' 앞에 무릎을 꿇으며 '친노 끌어안기'에 나선 손 대표에게 친노와 각을 세웠던 김 전 의원은 자칫 부담일 수 있다. 김 전 의원은 '노무현의 정치적 경호실장'이었던 유시민 전 의원을 향해 "옳은 말도 싸가지 없게 한다"는 독설까지 퍼부었던 인물이다.

벌써부터 민주당 일각에서는 "얼마나 잘하나 두고 보자"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쇄신연대 소속인 한 최고위원 측은 "당 대표 고유 권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지만 과거 전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 출신' 최고위원이 '진보적 민주당'을 향한 당원들의 열망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다"라고 평가했다.

"역시 한나라당 출신이라 안 된다"는 평가가 대세가 되는 순간, 손 대표도 '돌아온 탕자' 김 전 의원도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경고다.

YS 통해 정계 입문 했다가 '독수리 5형제' 된 김영춘 전 의원

고려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김영춘 전 의원은 1987년 당시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 인연으로 16대 총선에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한나라당 소속이었다.

1992년 대선에서는 김영삼 민자당 후보 추대위에서 기획실장을 맡았고, 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이명박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기획을 담당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지원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 내에서도 '국가보안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등 튀는 행보를 이어갔고, 김부겸 의원(민주당) 등과 함께 '미래연대' 활동을 하며 한나라당 개혁 운동을 벌였다.

'독수리 5형제'라는 별명은 2003년에 얻었다. 김 전 의원은 김부겸 의원 등과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이후 열린우리당 창당을 주도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대표적인 열린우리당 내 '비노(非盧) 인사'로 분류된다.

16대에 이어 17대 의원을 지낸 그는 2007년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하고 문국현 후보에게 갔다. 대선 이후 그는 창조한국당의 운영 방식을 지적하며 다시 탈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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