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28 재보궐 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최종원 의원은 첫 국정감사 자리에서 유인촌 장관을 내내 몰아붙였다. 최 의원은 "창극 '산불'은 가장 한국적인 희곡의 대표격인 작품"이라며 "이런 훌륭한 작품에 '좌파' 낙인을 찍어 공연을 못하게 하는 것이 옳으냐"고 따져 물었다.
최 의원은 또 국립극장, 공연 특성화 등을 놓고 유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에 유 장관은 "공연장 특성화는 내년부터 확실히 될 것"이라며 "시간을 준다면 걱정이 되지 않도록 정리를 잘 할 것이다. 내가 오래 하지 않으니 걱정 마라"고 답했다.
바로 이 대목이 문제였다. 유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월권 논란'으로 이어졌다. 비록 유 장관이 장관 자리를 신재민 문광부 장관 내정자에게 내주려다가, 신 내정자의 낙마로 유임되긴 했으나 장관 임기는 분명한 대통령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4일 국정감사 자리에서 "장관 오래 안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
민주당 서갑원 의원은 유 장관의 발언에 대해 "답변 태도에 문제가 있다"며 "아무리 후임장관 내정자의 낙마로 유임됐다고 하더라도 임면권자인 대통령이 관련된 얘기를 한 마디로 안 했는데 어떻게 스스로 임기를 규정할 수 있냐"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임기 얼마 안 남은 장관을 상대로 국감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항의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중재에 나섰다.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은 "남은 임기를 열심히 잘하겠다는 뜻이었을 것"이라고 대신 해명에 나섰고, 같은 당 소속 정병국 문광위 위원장도 "장관은 소신껏 발언하되 책임 있는 발언을 하라"고 요구했다.
유 장관은 결국 "평생 장관 할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 장관과 국감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유 장관은 2008년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사진 찍지 마 XX, 성질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라고 욕설을 퍼부어 물의를 빚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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