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기국회 뒤인 내년 1월 중순께 전당대회를 하는 데 많은 분들이 동의했다"며 "하지만(그때까지) 권한대행 체제로 갈지, 비대위 체제로 갈지는 견해차를 더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바른정당은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유승민 비대위' 체제로 운영하자는 데 사실상 잠정 합의를 이뤘으나. 이후 이어진 의원 만찬에서는 반대 의견이 분출되며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특히 김무성 의원은 만찬 시작 부분에서 유 의원과 '러브샷' 후 입을 맞추며 동지애를 과시했지만, 정작 유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박근혜 사당(私黨)이 싫어서 나왔는데, 유승민 사당으로 비칠까 우려스럽다"며 "주호영 대행 체제로 가는 게 낫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 의원 역시 물러서지 않을 뜻을 비치면서, 바른정당 양대 주주인 유 의원과 김 의원 간의 대립이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 의원은 전날 오전 페이스북에 "제가 동지들과 함께 바른정당을 창당한 초심은 지도에도 없는 새로운 길을 가보자는 것이었다. 그것이 개혁 보수의 길"이라며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 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 사즉생!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없다. 동지들과 함께 '죽음의 계곡'을 건너겠다"는 글을 올려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할 뜻을 비쳤다.
이어 유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합의가 되면 제가 (비대위원장) 결심을 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며 "합의가 안 되면 당헌 당규대로 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유 의원은 "당헌당규상 합의가 안 되면 전당대회를 하게 돼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유 의원이 전대 출마 불사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유 의원 쪽으로 분류되는 지상욱 의원은 이날 개인 성명을 내어 "최고위에서 토론된 내용을 몇 사람이 밥 먹으면서 뒤집어 버렸다. 또한 다음날인 오늘 당원들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권한대행마저 본인이 주재한 전날 최고위 내용을 뒤집는 것을 보았다"며 김무성 의원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싸잡아 비판했다.
지 의원은 "민주적 정당을 표방하면서 창당한 지 7개월여 만에 당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보수 개혁을 위해 창당한 공당의 모습이 맞느냐"며 "작금의 사태는 보수 개혁이냐, 타당과의 정치적 야합이냐에 근본적 원인이 있다. 당헌에 따라 즉각 당원대표자회의(타 정당의 전당대회에 해당) 소집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바른정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를 열어 지도부 구성 논의를 이어갔으나 결론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13일로 예정된 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가 지도부 구성과 관련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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