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청문회를 앞둔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는 병역 기피 의혹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68년, 69년에는 징병 검사를 연기했고, 70년에는 질병명 없이 무종(재신검대상) 판정을, 71년에는 갑상선기능항진(호르몬 과다 분비)로 무종 판정을 받았다.
김 후보자는 72년 사법고시에 합격했고, 그해 받은 징병검사에서는 갑상선기능항진이 아닌 이른바 '짝눈'인 '부동시(不同視)'로 72년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두 눈의 굴절 각도가 2 디옵터 이상 차이나면 면제를 받는데, 김 후보자의 경우 5 디옵터 이상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문제는 같은 해 사시 합격 후 법관 임용시 받았던 신체검사에는 좌 0.2, 우 0.1, 그리고 교정시력 좌우 모두 0.5 판정을 받은 것이다.
이 시력으로는 병역 이행에 어려움이 없다는 것이 2008년 감사원장 청문회 당시 민주당 양승조,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의 주장이었다.
당시 양 의원은 "법관 채용 당시 신체검사하고 징병 검사가 틀리다. 그 당시 나안 시력 검사 수치를 보면 이 부동시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친박연대(현 미래희망연합) 송영선 의원은 "병역 관련해서 70년과 71년에는 무종 판정을 받았고 그 때는 그런(부동시) 말이 없다가 72년에야 부동시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송 의원은 "즉 최초 신체검사를 받았을 때에는 시력이 마이너스였고, 이후 부동시가 나와 면제를 받았는데, 나중에 (72년)실시한 신체검사에선 양 시력이 급격히 좋아진 것이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해 김 후보자는 "(법관 채용시 신검과 병역 면제 당시 사유가 차이가 있다는 지적) 그것은 인정한다"고 말하면서도 "당시에는 공무원 임관시키는 신체검사이기 때문에 신체검사하는 사람이 적절히, 안경쓰고 '괜찮냐' 하며 넘어간 것"이라고 답변했다. 바꿔 말하면 법관 임용 당시 신체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는 것.
게다가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무종 판결을 받고 재검을 받은 과정에서 김 후보자가, 지금은 작고한 큰형이 의사로 근무하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당시 병역 기피 의혹은 더 커졌었다.
김 후보자는 "제 큰형님이 의사였는데 큰형님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았다"며 "제 형님은 이미 오래 전에 작고하셔서 지금은 어떻게 소명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양승조 의원은 당시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후보자께서 고등학교 생활 기록부를 보니 체육이 '수'시더라고요. 제가 볼 땐 신체적으로, 체격적으로 군대 면제받을 이유가 일반 국민 입장에선 별로 없어요. 받을 이유가 없어요. 그 당시 본인 '스스로 병역을 이행해야겠다' 이런 생각 안 해보셨습니까?"
한나라 "역시 병역 문제가 국민 정서에는…"
김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은 한나라당에게도 부담스러운 문제다. 김 후보자가 총리가 될 경우 대통령-총리-여당 대표가 모두 병역 면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공정 사회'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청문회를 몇 번 통과한 인사여서 도덕적 결점은 보이지 않지만 역시 병역 면제 문제가 국민정서에는 무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정 의원은 "제가 안보를 전공하는 사람이라 그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그런 부분(병역 면제)은 그렇게 간단히 지나칠 수 있는 변수는 아니지 않겠는가, 내정자 스스로가 잘 설명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고위 관계자도 "김 후보자의 도덕성, 자질 문제 등은 큰 흠이 없는데, 역시 걸리는 문제는 김 후보자가 군대를 안갔다는 부분"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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