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후보자는 당시 대법관 임기를 채우지도 않고 감사원장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야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대법관과 감사원장은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의 독립성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똑같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법관직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는 "앞으로 더 높은 직위로 제안을 받는다고 해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겠냐"는 질문에 "흔들릴 생각이 없다"고 답하며 굳은 다짐을 피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또 한 번 임기를 다 채우지 않고 "더 높은 직위" 제안을 수락했다. 감사원장의 임기는 4년으로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본인이 했던 말을 채 2년이 되지 않아 뒤집고 총리직을 다시 수락한 김 후보자의 태도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황식, 4번이나 "총리 제안이었다면 절대 안 갔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연합뉴스 |
대법관직이 끝나기도 전에 감사원장 자리를 덜컥 수용한 것이 과연 타당한 선택이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한 답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무려 4차례나 "총리 제안이었다면 절대 안 갔다"고 말했다.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인사청문회에서 "헌법에 명시된 대법관 임기를 무시한 채 후보자로 내정한 것은 정치권력, 특히 대통령이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것"이라며 "후보자가 사법부를 위하고 사법부의 독립을 생각한다면 감사원장 제의를 단호하게 거부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김황식 후보자는 "감사원장은 법치주의 확립과 관련이 있는 자리라고 평가했기 때문에 수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감사원장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자리로 법관으로서 해 온 것을 살려서 일할 수 있는 분야이지만 총리직은 그야말로 순수한 행정직"이라며 "총리직은 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직책"이라고 말했다.
백원우 민주당 의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훼손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감사원장 보다 높은 직위, 또는 사퇴 압력이다. 총리직이나, 대법원장 등의 제안이 온다고 하더라도 임기를 절대 단축시키거나 그럴 의향이 없냐"는 질의에도 김 후보자는 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김황식 "감사원장 자리기 때문에 대법관 버리고 받아들였다" 다음은 2008년 감사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의 속기록을 발췌한 것이다. 백원우 위원 : 절대로, 절대로…… 사퇴 압력이나 더 높은 직위―세상에서 얘기하는 더 높은 직위―로 제안을 받으신다고 하더라도 절대로 흔들리시지 않으실 겁니까? 김황식 : 지금 현재로서는 흔들릴 생각이 없습니다. 양승조 위원 : 후보자님, 헌법에 명시된 대법관 임기를 무시한 채 후보자로 내정한 것은 우리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력이, 특히 대통령께서 사법권의 독립을 훼손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후보자께서는 감사원장 제의 왔을 때 진정으로 후배를 아끼고 사법부를 위하신다면 사법부의 독립을 위해서 또 후배 법관들을 위해서 또 권력으로부터 독립한 공정한 재판을 받기를 희망하는 많은 국민들을 위해서 단호하게 거부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김황식 감사원장후보자께서 35년 동안 지켜온 삶의 온당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후보자님, 다른 대법관에게 국무총리나 장관 또 청와대 수석 등의 자리를 제안하고 그때마다 대법관 자리를 옮긴다면 어떤 결과가 있겠습니까? 김황식 : 양 위원님 말씀에 기본적으로는 동의를 합니다. 그런데 오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제가 고민했던 것은 이게 감사원장 자리였기 때문에 법치주의 확립과 관련해 가지고 법치행정의 확립이라는 또 다른 나라에 보탬이 되는 귀한 자리다 이렇게 평가를 했기 때문에 그걸 수락을 했습니다. 양승조 : 후보자님께서는 그런 말씀을 하셔도 사법부에서 행정부로 옮기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잘못하면 정치권에 줄을 대는 법조인이 많이 탄생할 수도 있습니다, 후보자님 때문에. 사실 감사원장 자리를 수락한 순간에 어떻게 보면 사법부가 정치권력에 굴종한 것이다 이런 평가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김황식 : 아까 어떤 교수님이 '옮겨간다'…… 제가 오전에 표현한 것은 상징적인 표현을 그렇게 한 거고요. 제 역할이 대법관의 역할에 못지않은 역할을 거기에서 함으로써 나라에 보탬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고요. 아까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총리 자리라면 저는 안 갑니다. 감사원장이기 때문에 제가 받아들였다 하는 취지입니다. 정미경 위원 : 원래 가까이서 모셨던 사람들이 사실은 윗분에 대해서 가장 많이 평가를 잘 한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처음 감사원장 직위를 이렇게 부탁받으셨을 때 수락하신 말씀이 사실은 이해가 됩니다. 그 두 가지 능력에 의해서 가장 잘 국가에 봉사하고 헌신할 수 있는 감사원장을 한번 해 보시고 싶으셨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충분한 이해가 되는데 아까 답변 중에 후보자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국무총리였다면 하지 않았을 거라고. 김황식 : 예. 정미경 : 그 취지가 어떤 것인지 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황식 : 총리직은 그야말로 순수한 행정직입니다. 그런데 감사원장은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는 바와 같이 이게 소속만 대통령 소속으로 되어 있지 이건 대법원장이나 헌법재판소장과 마찬가지로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지위에서 업무를 수행해야 그 가치를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직책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법관으로서 해 온 그야말로 독립성과 중립성, 공정성을 살려서 일할 수 있는 분야이지, 총리직은 저에게 그런 것하고는 전혀 관계가 없는 직책이고…… 뭐 그런 취지입니다. 그리고 감사원장이 대통령 소속으로 되어 있지만 오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그건 어디까지나 분장 체계상 대통령 소속으로 둔다는 의미이지 대통령의 지시·감독을 받지 않는 그런 자리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제가 이것은 말하자면 대법관 업무의 연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그런, 참 행정부에 있지만 독특한 자리다 그러기 때문에 제가 수락을 했다 이런 취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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