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이인규, 사람이 아니기도한 '전직 검사'"

이인규 발언에 야권 '부글부글'…"떳떳하면 국감 나와라"

대검찰청 중수부장을 지낸 이인규 변호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야권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사과'는 하면서도 차명계좌의 존재를 부인하지 않은 데 이어, 박연차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던 당사자인 이 변호사가 또 한 번 '차명계좌'에 대해 미묘한 발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친노 진영은 물론이고 민주당에서도 5일에 이어 6일에도 맹성토가 이어졌다.

유시민 전 장관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뒤늦게 이인규 씨 인터뷰를 보았는데 이 분은 사람이라고 할 수도 있고 사람이 아니라고도 할 수 있는 전직 검사이네요"라고 비난했다.

이 말은 이 변호사가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를 언급한 조현오 경찰청장의 발언은)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 것을 차용해 비꼰 것이다. 이 변호사는 이날 인터뷰에서 "꼭 차명계좌라고 하긴 그렇지만, 실제로 이상한 돈의 흐름이 나왔다면 틀린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이 같이 말했다.

문재인 "盧 수사 때도 검찰은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5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노 전 대통령 수사 때도 검찰은 박연차 진술 외에 차명계좌나 수상한 자금에 대해 어떤 객관적인 증거도 내놓지 못했다"며 "지금 이인규 변호사가 (차명계좌를 다시) 언급하는 것도 대단히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문 이사장은 또 "'이상한 자금의 흐름' 운운하며 고약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며 "표적 수사, 강압 수사를 자행하고 피의사실을 공표해 장관과 검찰총장이 사과까지 하게 만든 인물이 또 옛날 버릇을 고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친노 진영은 <중앙선데이>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이사장은 "(<중앙선데이>가 언급한) 청와대 만찬도 결국 박연차 진술 밖에 없지 않냐"며 "언론도 검찰 브리핑을 그대로 받아쓰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류 공상소설가? 떳떳하면 국회 마이크 잡아라"

민주당도 연일 공세를 이어갔다. 강창일 민주당 비대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이인규 씨의 수준이 삼류 공상소설가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누구의 사주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인규 씨는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 국정감사를 통하는 등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가 "야당도, 여당도 (내가 김태호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나가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발끈'했다. 박영선 의원은 "누가 나오지 말라고 얘기했는지 그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맞받아쳤다.

민주당은 그토록 떳떳하면 국민이 보는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얘기하라며 이 변호사를 압박하고 있다. 박 의원은 "이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국정감사 증인으로도 얼마든지 야당에서 채택을 요구할 수 있다"며 "본인이 떳떳하다면 국정감사 증인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조영택 민주당 대변인도 "이인규 씨의 해괴한 발언과 경거망동한 행태는 국민을 현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검사로서의 전형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며 "할 말이 있으면 떳떳하게 국민 앞에 나와서 하라"고 촉구했다.

이귀남 "이인규가 무슨 말 했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인규 변호사의 발언은 국회 법사위 결산 보고 과정에서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형법 제 7장 127조, 공무상 비밀의 누설에 대해 2년 이하 징역, 5년 이하 금고에 해당한다"며 "이 법에 의하면 검찰은 인지 수사가 가능한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이귀남 법무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이귀남 장관은 이에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그걸 정확히 제가 모르겠는데, 그 상황을 알아보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박영선 "이인규 인터뷰, 취중발언"

한편 박영선 의원은 이날 이인규 전 중수부장의 인터뷰가 "취중발언으로 알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정식 인터뷰가 아니라 술자리에서 한 얘기가 기사화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 의원은 "취중 발언이라 하더라도 기사화됐기 때문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 전 부장은 술자리 뒤에 숨지 말고 떳떳하게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프레시안>은 <중앙선데이> 측의 입장을 듣고자 연락을 시도했지만 해당 기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