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 발사가 미국과 협상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도에서 진행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동엽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자신의) 몸값을 야금야금 올리면서 미국이 빠른 시일 내에 (협상 테이블에) 나오기를 강요하고,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로드맵대로 주도권을 가지고 가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원하는 방식이나 짜놓은 틀 속에서 미국 요구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면서도 "북한 역시 그만큼 조급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북한이 지난 8일 전략군 대변인 성명에서 공언했던 '괌 포위사격' 위협과 관련, 이것이 빈말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이번 발사를 감행한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한반도 안팎에서는) 북한이 일본 열도를 넘어 괌을 향해 미사일을 날려보내는 것은 자살행위이기 때문에 괌 타격을 시행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같은 평가에 대해 북한은 이번 미사일 발사로 자신들이 실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화성-12형'이 아닐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일본 정부가 미사일이 3개로 분리됐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며 "대기권을 재진입한 탄두 부분이 3개로 분리되었다면 다탄두 미사일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3개로 분리한 것이 탄두가 아니라 비행과정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2단 추진체 탄도 미사일로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그렇다면 발사된 미사일은 1단인 '화성-12형'이 아니라 2단인 무수단급 미사일이나 북극성 2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그는 "무수단은 지난해부터 수차례 발사해 단 한 번만 성공하며 문제가 많은 미사일로 낙인찍혀 있지만, 이는 고각발사 때문이지 정상적인 발사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개량형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SLBM을 지상 발사형으로 개량한 고체 엔진인 북극성 2형은 지난 2월과 5월 고각 발사를 통해 정상 발사 시 2000~2500km 정도임을 확인했다. 이번에 이를 최대 출력으로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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