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최경환 김 전 대통령 공보비서관은 10일 약식 브리핑을 통해 "의료진이 호흡과 맥박, 산소포화도, 체온이 모두 정상이었다고 전했다"며 "(전날) 위급한 상태에 비해 크게 안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최 비서관은 "의식은 있지만 인공호흡기 때문에 의사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라며 "안정제를 투여하고 있고 (현재) 주무시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비서관은 "오늘 오전 6시 30분 경에 이희호 여사가 20분간 면회했고, 새벽에 봤을 때 표정이나 숨결이 편했다"며 "이 여사가 '큰 아들 홍일이가 건강이 좋아지고 있는 등 기쁜 소식이 많으니 빨리 일어나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의 최측근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밤새 안녕히 주무셨다"며 "각종 수치가 많이 호전돼 의료진에게도 좋은 소식이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예측은 하지 않길 바란다"며 "전날에 비해 안정된 상태지만 크게 호전된 상태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YS "화해할 때 됐다"…정치권 인사 줄줄이 방문
이날 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병원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희호 여사에게 기적이라는게 있을 수 있으니까 희망을 잃지말라고 말했다"며 "이번 만남은 화해로 봐도 좋다. 화해할 때도 됐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DJ는) 나하고는 경쟁관계이자 협력관계이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특수한 관계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도 (YS가) 다녀가신 소식을 전하면 기뻐하실 것"이라고 화답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난을 보냈다.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에도 동교동계 인사인 한광옥, 김옥두 전 의원이 병원을 방문했고, 임채정 전 국회의장도 김 전 대통령을 찾았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송영길, 안희정 최고위원 등과 함께 병원을 찾아 쾌유를 빌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도 이날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그으신 이 분과 좀 더 오랜 시간을 하고 싶어 하는 많은 국민들이 있다"는 취지로 김 전 대통령 병세에 대한 우려의 뜻을 표했고 10시 20분 경에는 공성진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병문안에 나섰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이날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에서 할 역할이 남아 있을 것"이라며 "병세가 빨리 호전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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