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와 관계가 파국으로 치닿고 있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인사들 사이에서 '자화자찬 외교'로 해석되거나 '언론 탓'이라는 식의 발언이 이어져 빈축을 사고 있다.
리비아에 주재하고 있던 한국의 국가정보원 소속 대사관 직원을 리비아가 스파이 혐의로 추방한 이후 리비아 측에서 "단교"라는 단어까지 언급한 가운데 지난 7월 6일부터 13일까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리비아를 방문했던 이상득 의원이 28일 "나는 알 마흐무드 총리에게 (국정원 직원의 활동이) 스파이 활동이 아니었다는 점을 충분히 해명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이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각고의 노력 끝에 리비아 측 정부 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해명했다"며 "카다피 국가 원수는 못 만났지만 면담 요청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알 마흐무드 총리와 세 번씩이나 만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했다.
문제는 대통령 특사 이 의원이 "충분히 해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동아일보>에 따르면, 카다피 원수가 한국 정보당국 인사의 '스파이 혐의'에 격분하며 "한국과 외교관계를 끊으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이 인용한 한 소식통은 "이 문제로 한국이 리비아에서 시공 중인 공사가 모두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고까지 전했다.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언론과 교과서" 탓을 해 눈총을 받았다. 이경재 의원은 "(양국 관계의) 이 문제는 우리 언론과 교과서가 (카다피) 일가를 부정적으로 다루는 데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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