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석춘 자유한국당 신임 혁신위원장에 대해, 당내 비주류뿐 아니라 홍준표 대표의 측근 그룹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류 위원장이 첫 기자 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을 당한 것"이라는 등 논란성 발언을 내놓은 데 대한 여론 역풍 때문으로 보인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은 14일 한국방송(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류 위원장의 지난 11일 기자 간담회 발언에 대해 "그와 같은 공개된 발언은, 개혁을 하자고 하는 우리 한국당이 가야 할 목표에 자기 개인적 의견이 표출됐다면 그건 바로잡아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은 "또 한 번쯤은 '이러이러해서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했다'는 진솔한 해명성 얘기가 나와 주는 게 옳지 않나 하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총장은 홍준표 신임 대표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때문에 홍 대표가 홍 총장을 임명하자, 당내 다수파인 친박계에서는 반발을 하기도 했다. 홍 대표 주변에서도 류 위원장의 간담회 발언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움을 느끼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류 위원장은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박 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 실패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의 잘못만 있느냐. 실제 저지른 잘못보다 너무 과한 정치적 보복들 당한 게 아니냐"며 "저는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굉장히 열심히 나갔다. 토요일마다 시청과 청계광장을 오가며 참여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관련 기사 : 류석춘 "박근혜 출당은 시체에 칼질하는 것")
홍 총장은 또 류 위원장이 과거 언론 기고 등을 통해 실명으로 비판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의 명단, 이른바 '류석춘 리스트'가 살생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많은 의원들이 이런저런 경로로 저한테도 찾아와서 논의하고 얘기했지만, 그 분께서는 제가 볼 때 국회의 사정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류 위원장을 비판했다.
홍 총장은 "예를 들면 의원들 몇 분 말씀 중 하나"라며 "대부분 국회에서 농업 부문과 국방 문제는 여야의 첨예한 대결이 그렇게 많지는 않고, 그래서 야당 의원이 여당에 와서 '그런 법안을 함께 발의하자'고 해서 사인을 해 줬다(는 것인데) 그 ('류석춘 리스트') 내용을 보면 그것을 '소신 없다'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건 국회를 전혀 모르는 그 분의 발상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비판하며 "또 하나, 국회라는 것이 여야가 함께 생산하는 것이 진짜 법이인데, 여야를 넘나들면서 법안을 많이 (발의)한 것들을 쭉 정리했더라. 그걸 놓고 아마 그 분이 그런 잣대를 댄 것 같은데 그건 이 분께서 국회를 잘 모르시고 자기 잣대로 한 것을 지금 혁신위원장이 돼서 그전에 나왔던 얘기가 현실적으로 대두가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래서 아마 그 부분은, 깊이 들어가서 논의한다든지 언론에서 알게 되면 아마 웃을 일"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앞서 나경원, 장제원 의원 등은 이같은 '류석춘 리스트' 논란과 탄핵 관련 발언에 대해 "헌법재판소의 탄핵 재판조차도 부정한다면 이것은 우파 가치에 근본적으로 반하는 일", "당이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극우화되는 것 같아 심각한 우려" 등의 비판을 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류석춘이 혁신? 한국당 일각 탈당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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