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이 12일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사이의 갈등을 풀기 위한 중재에 나섰다. 중진 의원들은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해서라도 추미애 대표가 국민의당에 '유감 표명'을 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추미애 대표가 이날 이준서 국민의당 전 최고위원의 구속을 계기로 "국민의당 자체 진상 조사가 꼬리 자르기에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번 사건에 대해 더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졌다"며 "민주주의를 유린하려 한 것이고 주권자 국민을 속인 범죄 행위"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 양당 간 '추미애 대치'는 길어질 전망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추미애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대표직을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추미애 대표의 사과 요구는 과하지만, '유감 표명' 정도로 정국 경색의 물꼬를 트자는 것이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들의 입장이다.
이에 중진 의원들은 우원식 원내대표가 전날 마련한 '4선 이상 중진의원 회동'에서 이같은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는 원혜영, 박병석, 오제세, 조정식, 박영선, 변재일, 문희상, 이상민, 이종걸, 설훈, 강창일, 이석현 의원 등이 참석했다.
4선의 설훈 의원은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은 120석 밖에 안 되니까 정국을 풀려면 타협하고 협치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추미애 대표가 유감 표명을 하면, 추경 문제가 풀리는 실마리가 생기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야3당이 반대하는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설훈 의원은 "한 사람 정도는 우리가 양보하고 풀어나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종걸 의원도 이날 "우원식 원내대표가 2, 3일간 협상에 진전을 보이는 타개 방안을 마련하면, 청와대가 양보를 요구받더라도 이걸 수용할 자세가 돼 있다고 보는 게 핵심"이라며 국민의당 달래기에 나섰다.
국민의당 원로 정치인도 중재 발언을 했다. 국민의당 정대철 상임고문은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추미애 대표도 한 발 뒤로 물러가야 하고, 국민의당도 특검 정도까지는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 상임고문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에 대해서는 "'내가 후보니까 책임을 안고 간다'는 것을 좀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추 대표의 태도가 요지부동이어서 중진들의 중재마저 사실상 실패한 만큼 정국 경색의 부담은 우원식 원내대표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우 대표는 인사 문제와 추경, 정부조직법 처리의 별도 처리를 요구하며 야당과 마지막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추 대표의 강경 발언이 적지 않은 협상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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