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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청부 취재' 책임자가 홍보수석? 靑, '봉숭아 학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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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청부 취재' 책임자가 홍보수석? 靑, '봉숭아 학당'됐다

[분석] 물 건너 간 '쇄신'…내각 개편도 '오리무중'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거센 쇄신 압력이 이어진지 한 달 반 가까이 시간이 지난 15일 청와대가 홍보수석, 미래전략기획관, 기획관리실장 등의 내정사실을 발표해 '찔끔인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그나마 인사기획관과 정책지원관 자리에 대해선 "좋은 분들을 찾고 있다. 금방은 어려울 것 같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거창한 조직개편안이 먼저 발표되고 온갖 하마평이 쏟아진 끝의 인사 치고는 허탈하기 짝이 없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따져보면 수석 이상급 가운데선 정정길 대통령 실장과 박형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홍보수석만 교체되는 셈이다. 게다가 후속 인사에 대해 "컨셉을 종잡기 어렵다"는 평이다.

봉숭아 학당 같은 청와대

▲ 지난 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청와대

청와대는 사회통합수석, 정책지원관, 미래전략기획관, 기획조정실 등 새로운 이름의 부서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지난 7일 오전 발표했었다. 이어 8일에는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실장으로 내정됐다 .

하지만 이 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논란이 청와대로 불똥이 튀어 영포목우회, 선진국민연대의 국정전횡 논란으로 확대됐다.

청와대 인사보다 새로운 의혹들이 매일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이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던 영포라인의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과 선진국민연대 대변인 출신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은 사표를 썼다. 정 비서관은 이번 조직개편을 주도한 인물이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맞물려 권력투쟁이 전개되며 친이직계들끼리 얼굴을 붉히는 일이 벌어졌다.

"전대 이후에 다 같이 발표하겠다"던 공언과 달리 한나라당 전대 전날인 13일 백용호 국세청장이 정책실장으로, 정진석 의원이 정무수석으로,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의 사회통합수석 내정 발표가 먼저 나왔다.

게다가 이날 오전에는 <연합뉴스>에서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의 홍보수석 내정설도 보도됐다. "보도로 인사 발표하냐"는 기자들의 항의에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미안하게 됐다"며 내정설을 부인하진 않았지만 오후 발표에서 유 전 차관의 이름은 빠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리고 15일 나머지 인사가 발표됐다.

총리실-영포목우회-선진국민연대 논란 속에서 청와대는 위기 대응 능력 부재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논란이 처음 터진 것이 6월 21일이지만 청와대는 언론 보도를 따라가는데 급급했을 뿐이다. 이 과정에서 수 차례 "마지막 날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는 이 대통령의 공개적 당부가 뒤따랐지만 분위기는 어수선하기만 했다.

"도대체 컨셉이 뭔가?"

그리고 새로 들어온 사람들에 대해서도 의문부호가 떨어지진 않는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 내정자에 대해 그나마 뒷말이 적은 편이지만 청와대 내에서도 "SD(이상득 의원) 파워가 재확인됐다"는 식의 이야기가 들린다.

정책능력은 인정받았던 박재완 정책기획수석의 일은 미래전략기획관과 정책지원관이 나눠 맡게 되지만 유명희 미래전략기획관은 학자로서 이름이 알려졌을 뿐이고 정책지원관은 미정이다.

이명박 대통령 중도실용 기조의 기안자나 다름없는 박형준 정무수석 등이 빠진 자리를 채운 정진석 의원은 삼선 의원이지만 자민련과 국민중심당을 거친 인물이다. 이회창 총재의 선진당 쪽과 보수대연합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에 대해 한나라당 의원들도 한숨을 쉰다. 정 의원의 일성은 "권력 사유화는 없다", "4대강 반대는 소수"였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이동관 홍보수석의 후임인 홍상표 YTN 상무의 이력도 만만찮다. 지난 2005년 황우석 논문조작 파동 당시에는 '청부 취재' 등 취재윤리 위반 문제와 관련해 보도국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2008년 두 번째 보도국장 재직 시 '구본홍 전 사장 낙하산 파동' 속에서 노조로부터 사퇴요구를 받았을 뿐 더러 당시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을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빗댄 <돌발영상>을 자진 삭제해 갈등을 빚은 인물이다.

신설 사회통합수석에 내정된 박인주 평생교육진흥원장에 대해선 "무난하다"는 이야기가 많은 편이지만 상징적 인물로 보긴 어렵다. 확정된 15명의 수석·기획관 이상 청와대 참모 가운데 고려대, TK 출신이 각각 3명으로 그 비중이 줄었다는 점이 평가할 만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그게 전부다.

다음주까지 기다려봐야 그림 나올 듯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대통령실장, 정책실장은 대통령이 믿고 맡길 만한 사람으로 인선이 된건데 나머지 자리는 평가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새 수석들에게 실질적 힘이 덜 쏠릴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했다.

이같은 경우 청와대는 또 이명박 대통령이 다시 만기친람하고 나서거나 '실세 비서관'들이 일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동관 수석은 이날 마지막 브리핑에서 "비서관급 인사는 새 대통령실장과 수석들의 논의 속에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주는 돼야 이명박 대통령 임기 후반 청와대의 윤곽이 확연히 드러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또 개각이 어떻게 될 지, 정운찬 총리가 바뀌는지 아닌지도 여전히 오려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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