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에 이어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도 전격적으로 사표를 제출했다.
이 비서관의 경우 명백한 불법 행위인 총리실 민간인 사찰과 관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경우지만 정 비서관은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이 이날 오후에 "자체 조사 중이지만 (관련 의혹이)불법적 행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던 인사다.
"선진국민연대 활동 자랑스럽게 여긴다"
정 비서관은 12일 오후 "할 말이 많지만 제 가슴에 묻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서 흘러 내리는 눈물을 애써 참으며 오늘 이 자리를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자체 조사에서 어떤 사실이 드러났다던가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 비서관은 "대통령님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을 뿐 자신에 대한 의혹을 시인하거나 해명하진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고, 이명박 후보를 사랑하는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하여 연대를 혔던 선진국민연대의 활동도 참 의미있고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영포라인의 상징으로 지목됐던 이영호 비서관에 이어 청와대 내 선진국민연대-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 라인의 대표 격인 정인철 비서관도 사의를 표함한데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두언 손 들어주나?…박영준 거취에 관심 집중
이들의 반대편에 서 있는 정두언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청와대가 사태의 본질을 파악해 대통령이 조사하라고 했고, 정리.처벌 수순에 들어간 만큼 그 과정을 지켜보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정 의원 쪽의 손을 완전히 들어준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섣불러 보인다.
이날 오후 MBN주최 한나라당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선진국민연대 출신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차장은 정두언 의원을 향해 "(언론 인터뷰에서) 박영준 차장이 문제될 것이 100개도 넘는다고 했는데 변죽만 울리지 말고 아는 것이 있으면 이 자리에서 솔직히 다 말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배후를 일각에서는 정두언 의원이라고 하는데 사실이라면 배신, 배반의 정치이다. 만약 사실로 드러난다면 정두언 후보는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또한 한 청와대 관계자는 "이상득 의원과 가까운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의 청와대 대통령실장 낙점을 유의해 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약 이 대통령이 "우려와 화합을 전달"한 양쪽에 모두 매를 드는 것이라면, 선진국민연대 쪽이 먼저 매를 맞았을 뿐 다음은 정두언 의원 쪽이 될 수 있다.
당장은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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