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 "초상권이 있다"는 등 갖가지 이유로 야당 의원의 방문을 거부해온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검찰에 압수수색 당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을 조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 4층 지원관실에서 각종 문서와 전산자료 등을 압수했다.
검찰은 이인규 지원관 등이 작성한 공문서나 보고자료, 일지, 회의기록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업무분장에 관한 내부 문서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기획재정부, 서울교육청 등의 사무실을 급습해 '수색' 작업을 벌여온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이번엔 검찰 압수수색의 대상이 된 것.
한편 검찰은 지난 7일 불법 민간인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불러 조사를 마쳤다. 또 8일에는 김 씨 주변 인물들과 총리실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아 수사한 서울 동작경찰서 관련자들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규 지원관 등이 "국민은행이 민영화된 줄 몰랐다. 죄라면 무식이 죄다"고 주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동작서의 사전 보고를 받은 서울경찰청도 "불법 사찰인 줄 몰랐다"는 입장이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2008년 11월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수사 의뢰를 받은 뒤 같은 달 17일 서울경찰청 수사과에 내사에 착수했음을 보고했다.
수사권이 없는 총리실이 민간인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데다 지휘계통을 거치지 않고 일선서에 직접 사건을 이첩한 점 등이 충분한 보고거리였던 점. 하지만 서울경찰청은 "주무계장이 경미한 사건이라고 판단해 서울청 지휘부 및 경찰청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은 "이듬해 3월9일 검거 보고를 받은 이후 서울청장과 경찰청에 보고했다"며 "그러나 보고서에 단순히 사건개요와 착수경위, 진행사항 등만 기재돼 있어 불법 사찰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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