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노동계와 경영계가 모인 가운데 첫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노동계를 국정의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민주노총, 한국노총을 비롯한 일자리위원회 위원 13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하고, 첫 회의를 주재한 뒤 이같이 말했다. 민주노총이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한 것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18년 만에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노동계는 지난 두 정부에서 아주 철저하게 배제되고 소외되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경영계와 마찬가지로 국정의 주요 파트너로 인정하고 대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계는 지난 두 정부에서 워낙 억눌려 왔기 때문에 아마도 새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내용들이 아주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하다. 적어도 1년 정도는 좀 시간을 주면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단서도 달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노정 교섭'을 요구하는 민주노총을 겨냥해 "일자리위원회가 노사정 대타협까지 도모하는 기구는 아니다. 그 일은 앞으로 또 노사정위원회에서 따로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위원회가 큰 틀에서 서로 공존하고 상생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민주노총은 애초 일자리위원 13명 중에 노동계 몫이 3명뿐임에 반발해 일자리위원회 참석에 부정적이었으나, 논의 끝에 '노정 교섭 정례화'를 요구하면서 참여키로 했다. 정부가 노정 교섭 정례화에 부정적이라면 참여를 재론할 수 있다는 조건도 달았다. 이러한 민주노총의 요구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에서 논의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양해를 구한 셈이다.
대신 문재인 대통령은 "요즘 노동계에서도 국민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주는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온다"며 보건의료노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등 정규직 노동조합이 비정규직 정규직화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제안한 사례를 거론하며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노동계가 일자리 문제 해결에 선도적인 노력을 보여준다면 일자리 문제가 확실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양대 노총을 향해 "정부위원회의 경우에 양대 노총 대표를 위원으로 모시도록 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영계를 향해서도 "저는 친노동이기도 하지만 또 친경영, 친기업이기도 하다. 우리 경영계도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역할을 해 주신다면 제가 언제든지 업어드리겠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가 해야 할 일들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노동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비정규직 차별 해소,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일자리 질 향상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뒤, "일자리위원회가 일자리 정책 로드맵을 8월 말까지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일자리위원회에는 민주노총을 대표해 최종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만 원 NOW'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참석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최종진 위원장에게 악수하며 "친노동계인 이런 대통령이 어딨어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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