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 마산수출자유지역 전자부품 제조업체 한국산연의 대표이사 A(53)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산중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 10분께 자택 안방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연락을 받은 지인이 시신을 발견한 뒤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찰은 A 씨가 자살을 한 동기와 숨진 경위 등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숨진 A 씨가 대표이사인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00% 투자해 지난 1974년 만든 전자부품 제조 중소업체로서 지난해 경영상의 이유로 생산부분을 폐지하면서 생산직 노동자 35명을 정리해고한 뒤 노사갈등을 겪기 시작했다.
이후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과 부당해고 판정, 사측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청구, 중노위의 부당해고 판정 등을 거쳤고, 퇴직자를 제외한 16명이 생산현장이 아닌 연구개발센터와 영업부서에 배치되면서 노사갈등은 지속됐다.
그러던 가운데 극적인 타결이 지난 2일 이뤄졌다. 한국산연 앞 천막농성과 일본 본사 원정투쟁, 대국민 서명운동 등이 이어지자 사측이 ‘정리해고와 생산부문 폐지 철회, 16명 전원 생산직 복직’ 등을 제시하면서 노사문제가 246일 만에 사실상 종결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이사 A 씨가 갑작스럽게 자살을 하는 사건이 벌어지자 회사 안팎으로 상당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또 자살 배경과 관련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사측과 노조는 이에 대해 경계하는 눈치이다.
노사합의 이후 일본을 방문해 뒷일을 수습하고 있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한국산연지회(노조) 측은 19일 오전 기자와의 통화에서 “상당히 충격적이다. 우리도 어제 대충의 연락을 받은 상황이어서 정확한 내용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조 측은 또 “노사가 손잡고 이제 제2의 창업 정신으로 회사 발전을 위해 함께 하자고 했다”며 “이런 시점에서 생각지도 못한 일이 발생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당장은 말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산연 사측도 현재 아무런 공식·비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으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이사의 불행한 사건에 대해 추측성 의혹들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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