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생방송 연설을 통해 세종시 수정은 '국회표결', 4대강 사업은 '강행'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론 없는 세종시 투표'를 의미한다고 부연 설명했다.
"당론으로 구속하지 않겠다"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세종시에 대한 입장과 관련해 '출구전략이다', '포기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의회 민주주의와 대의정치를 지향하고 있는 한 더 이상 천연(遷延)시킬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이번 6월 임시국회 중 표결로 결정해 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이 수석은 "(세종시에 투자할) 기업도 스케줄과 전략이 있는데,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이른바 수정안 계획이 무산되면 (기업들이) 다른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무조건 기다리게 할 수는 없는 요인"이라고 했다.
이 수석은 "그러나 이전에는 한나라당이 먼저 당론을 결정하고 국회에서 표결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당론의 구속 없이 자유투표로 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상당히 큰 변화"라고 말했다.
"포기가 결코 아니다"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사실상 여당이 당론을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표결처리에 나서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는 방침을 재확인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수석은 "민주당도 이러한 대의명분을 거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응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선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 수석은 "전국적으로 보면 '속도조절'을 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는 여론을 합치면 60%가 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4대강 사업은 여론을 수렴해 가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필요하다면 '국민 대토론회'를 여는 방안도 준비하겠다"라며 "다만 수계별, 지역별로는 온도 차가 있는 만큼 전국 단위로 옳다, 아니다를 결정할 문제가 이니라 지역주민들의 여론을 좀 더 듣고 실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젊은 세대 인사 상당폭 기용"
청와대가 내각 인적쇄신 문제에 대해선 "젊은 세대 인사를 상당폭 기용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원칙은 이미 대통령이 밝히셨으니,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며 대승적인 차원에서 인사권자의 결단을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이 대통령이 "후반기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에 대해 큰 틀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고, 방침이 정해지는 대로 후반기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 상세히 국민 여러분께 밝힐 기회를 갖겠다"고 밝힌 대목은 8.15 경축사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 수석은 "8월25일이 집권 후반기로 넘어가는 반환점인 만큼 비슷한 시점에 예정돼 있는 8.15 경축사를 통해 정치개혁 문제를 포함한 여러 구상에 대해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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