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이후 한나라당만큼이나 격랑에 휩싸인 진보신당이 임시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진보신당의 핵심관계자는 "현실적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방향은 '진보대연합' 쪽으로 잡고 간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10일 오전 대표단 회의를 열고 19일 개최되는 전국위원회에 임시 전당대회 소집과 차기 지도부 선출 시기와 방식 등을 포함한 위기수습 방안을 제출키로 했다.
"일차적 책임이 대표단에 있음을 확인한다"
진보신당 대표단들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으나 정당 지지율 3% 돌파와 지방의원 25명을 배출하는 진전된 성과를 남겼다"면서도 "그러나 전체적으로 승리한 선거로 보기 어려우며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혼란 등의 일차적 책임이 대표단에게 있음을 확인한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장에 출마해 완주한 노회찬 대표 등 전체적으로는 독자노선을 걸었지만 부산에서 일찌감치 민주당 김정길 후보를 야5당 단일후보로 선출하고 경기도에서 심상정 전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등 진보신당은 지방선거에서 통일된 전략을 유지하지 못했다.
이날 회의에서 노회찬 대표와 정종권 부대표 등이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선거 과정의 혼선에 대한 평가와 수습, 이후 당 진로에 대한 논의 등을 위해 임기를 단축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진보신당은 오는 15일 광역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 19일 전국위원회 등을 연달아 개최한다. 이후 8월 경 임시전당대회를 열겠다는 것. 진보신당의 정기전당대회는 내년 3월 예정되어 있었다.
'심상정 로드맵' 힘 얻나?
진보신당의 핵심관계자는 "대표와 부대표 모두 사퇴 의사가 강했지만 지금 당장 물러나면 더 혼란스럽기 때문에 좀 더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진보신당의 향후 행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진보대연합 쪽이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상정하는 외연 확장의 폭이 어디까지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일부가 되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노 대표도 비슷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7일 <프레시안>인터뷰를 통해 "연합정치가 역사적 과제"라면서 "선도적으로 진보정당이 광장으로 나가 그 광장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민주노동당, 친노세력,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진보대연합이 필요하다"고 말한 심상정 전 대표의 문제의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이 관계자는 "심 전 대표 생각과 크게 다르진 않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당직은 맡고 있지않지만 진보신당 창당과 현재까지 주요한 역할을 했던 한 인사도 "내부 수습을 신속히 완료하고 연합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면서 "우리가 좀 더 크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노동자ㆍ민중의 독자적정치세력화'를 통한 진보정치의 정치적 시민권은 이미 획득되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연합 정치에 뛰어들어야 한다"면서 "예컨데 심상정 전 대표의 완주에만 방점을 찍는 시각은 진보정치가 아직 시민권을 획들하지 못했다고 보는 시각으로 우리의 그간 역사적 성과를 협소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표 생각은 다르다"
하지만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은 "'핵심관계자'가 개인의 생각을 이야기 한 것 같다"면서 "노 대표 생각은 (연합정치 강력 추진 쪽과) 다르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당내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있지만 노 대표가 생각하는 제1원칙은 진보정치의 강화"라면서 "정치일정상에서 (다른 당들과) 전술적인 고려는 있을 수 있겠지만 예컨데 국민참여당 일부 등과 합당 등은 맞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물론 '연합정치'를 강조하는 쪽도 합당 등을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어쨌든 '심상정 로드맵'과 '노회찬 구상'에는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녹록치 않은 안팎의 상황
어쨌든 진보신당 일부의 계획처럼 '진보대연합'이 순조롭게 진행되긴 녹록치 않아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지방선거 기간의 민주당과 연합을 '대성공'으로 평가하고 있다. '반MB연대'에 가장 앞장 선 시민사회도 향후 제1목표를 '정권교체'로 잡고 있다. 민주노총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참여당의 생각은 또 다르다. 현재로선 당세가 약한 사회당 정도가 진보신당과 파트너십 형성에 적극적이다.
이에 대해 핵심 관계자는 "우리가 그림을 그렇게 그려간다는 것이지 현재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5+4'참여 때에 비해 훨씬 더 전략적 준비와 목표를 갖고 연합정치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진보신당 내에서도 '독자노선' 고수에 대한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용길 전 부대표 등이 대표적 인사다. 전면적 외연확장에 나서기 전 진보신당 내부에서 치열한 논의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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