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홍청, 횡성이 지역구인 한나라당 황영철 의원이 박연차 사건 재판으로 인해 직무정지에 위기에 처한 이광재 강원도지사 당선자에 대해 "지역 주민들이 (재판 사실에 대해) 충분히 알면서도 이광재 후보를 도지사로 선출했다"면서 "도민들의 선택을 받으신 분이기 때문에 지사직을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본21 간사로 한나라당 내 개혁파로 꼽힌는 황 의원은 8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다른 당의 후보자로서 당선되신 분의 개인적 신상에 대해서 얘기 하기가 좀 그렇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황 의원은 강원 표심에 대해 "북풍이 보수 심리를 자극하고 그래서 선거 결과에 오히려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추상적인 생각만 하고서 봤던 것인데 천안함 문제가 대통령의 발표 이후에 오히려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 심리를 더욱 더 자극한 것으로 역효과를 불러온 것이 분명히 확인이 되었다"고 풀이했다.
그는 "이제는 대북 안보논리로 더 이상 우리 국민들의 보수심리를 끌어오기는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느낀 선거"라면서 "앞으로도 어떤 정권이든 대북과 관련된 우리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악용하려는 그런 의사가 있다고 한다면 이건 분명히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이나 청와대가 변화의 결과를 만들 수 있을 지 의문"
황 의원은 "지금까지 우리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어내는 데에 실패하고, 젊은 층들에게 한나라당이 같이 공감을 이뤄내지 못한다는 우려가 이번 선거를 통해 분명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의 의식의 변화가 있고 세대 교체의 요구가 있으면, 우리 역시 거기에 발맞추어서 노력을 해야 된다고 본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한나라당이 계속해서 노령화된 정당, 젊은 층을 담아내지 못하는 보수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강원도 3곳이 포함된 7월말 재보선에 대해 "저 역시도 이번에 지방선거에서 나온 민심이 두달 만에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저희 당이나 청와대가 이런 국민들의 요구를 잘 수용해내는 쪽으로 변화의 결과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의문이다"고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친이, 친박 간 화합을 주장한 황 의원은 "당연히 권력을 가지신 분, 또 많은 수적인 우위를 가지신 분들이 약자를 끌어안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면서 "대통령께서 아주 진정성 있게 박근혜 전 대표를 포함한 친박계를 포용하기 위한 제안이 있으셔야 된다고 본다"고 주문했다.
황 의원은 "이번 선거 때 저희들이 세종시 수정안 문제로 충청표심을 이탈한 것을 분명히 보았다"면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서는 수정안의 폐기 등 여러 가지를 로 다시 고민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과정 속에서 세종시 원안을 고수했던 박근혜 대표의 역할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폐기하면서 박 전 대표를 포용하라는 주장인 것.
한편 그는 '선거에서 지고 나니까 대통령을 공격하냐'는 친이 일각의 청와대 엄호론에 대해 "정권 심판이 아니라 국정 수행을 잘 하고 있는 대통령을 더욱 더 잘할 수 있게 지지해달라고 요구를 했는데, 실질적으로 나온 선거 결과가 그게 아니지 않았냐"면서 "한나라당이 참패한 것은 결국 대통령의 평가를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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