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석패한 유시민 전 장관은 여전히 바쁘다. 유 전 장관은 여타 지역에 비해 상당히 많은 무효표로 인해 선거 결과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는 일부 지지자를 "승복하자. 내가 부족한 탓이다"며 위무하는 한편 야권 연대에 동참했던 다른 당들을 돌며 인사했다.
유 전 장관은 4일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서 "2012년에는 'MB STOP' 이 아니고 'MB OUT' 해야 한다"면서 "그때까지 평당원 신분이지만 2년간 어떻게든 야권이 승리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의견 조율하고 맡아야 될 부분을 맡는 것이 저의 책무다"고 향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제 그릇이 좀 작았지 않나 생각한다"
유 전 장관은 강 대표를 찾아 "단일화까지 했는데 제 역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 제 그릇이 좀 작지 않았나 생각한다. 면목이 없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는 "낙선 인사에서도 김문수 후보에게도 당선을 축하드리지만 절반의 유권자들의 마음 헤아려달라고 얘기했는데, 그 다음 날 바로 4대강 밀어붙이겠다고 해서 실망했다"면서 "김 지사가 마음을 바꿔주면 좋겠는데 당선 직후 발언을 들어보면 독선적인 것을 쉽게 버리진 않을 것 같아서 걱정이다"고 김문수 지사에 대한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최선을 다해서 선거를 치뤘고, 여러 의제 주도적 제안해서 재미있고, 선명한 정책 대결을 했다"면서 "4대강, 무상급식, 천안함 진실규명, GTX, 복지 확대 등 7~8개의 첨예한 정책과 관련해서 대결했고 (내용적으로) 야당이 이겼다고 본다"고 지난 선거를 복기했다.
또한 유 전 장관은 "신생정당으로 100일밖에 안됐지만 소박한 성과를 거뒀다"고 참여당의 성과를 자평하면서 "2012년을 보면서 그때는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번에 쌓은 신뢰를 토대로 협력하는 방안을 찾았으면 하는 것이 참여당의 분위기다"고 전했다.
결국 유 전 장관과 참여당은 독자진지를 유지하면서 민주당 등과 연합에 대해선 적극적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합당'을 요구하는 민주당과는 온도차가 커 보인다.
"패배의 책임은 저에게 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패배의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습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패인을 두고 뒤늦게 벌어지는 논란을 보면서 그냥 침묵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제 의견을 말씀드리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효표 논란에 대해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가 눈물의 사퇴를 하면서 저를 지지해 주셨지만 심 후보 이름에 기표한 무효표가 무척 많았다 △광역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을 지지한 분들이 투표자 절반을 훌쩍 넘겼는데도 저의 득표율은 48%에 미치지 못했다"고 풀이하면서 "이런 결과를 두고 진보신당 당원들이나 민주당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들리는데 낙선한 저는 더 부끄러워진다"고 격앙된 지지자들의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 무효표를 만들거나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고 짐작하면서 진보신당과 민주당 지지자를 비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분들이 저에게 투표하도록 만들 책임은 후보인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만약 그분들 중의 일부가 일부러 무효표를 만들거나 김문수 후보에게 표를 주었다면, 그 원인은 도지사 후보였던 저의 부족함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본다"면서 "심상정 후보와 민주당은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이명박 정권 심판이라는 연대의 대의를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고 저는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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