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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력'의 유시민, 졌지만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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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력'의 유시민, 졌지만 이겼다

5% 차이 끝내 고착…유시민의 한계와 가능성

"노무현처럼 일하겠습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국민참여당과 유시민 경기도지사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확인했다.

유 후보는 조직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47%를 넘는 득표를 거두며 5%p 차이로 육박해 재선에 성공한 김문수 지사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또한 유 후보의 파이팅은 경기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한명숙 후보가 주춤하고 있는 사이 야권의 수도권 분위기를 선도한 것은 유 후보였다.

특유의 열변을 볼 수 있는 유 후보의 유세장에는 2, 30대 젊은 층들이 구름같이 운집했다. 40억 원에 가까운 정치자금을 '유시민 펀드'로 모은 대목은 '제2의 노무현 저금통'을 연상케 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손학규 전 지사, 동교동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도 우군으로 끌어들였다. 그야말로 독자노선을 걷는 친노 후보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시민-민주당, 화합으로 갈 듯

하지만 이광재, 안희정, 한명숙 등 친노 후보들이 활짝 웃은 날 유시민 후보는 "2%가 부족했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그는 "다른지역에서는 후보단일화, 야권단일화로 좋은 성과를 냈는데 경기도에서는 제가 부족해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못내 죄송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 유시민 후보 ⓒ뉴시스

이들의 차이점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먼저 앞의 세 사람과 유시민은 당 간판이 달랐다. 그리고 이광재 후보에게는 '강원의 아들'이라는 안희정 후보에게는 '세종시 사수자'라는 '플러스 알파'가 있었지만 유시민은 오롯이 노무현 뿐이었다. 이것이 유시민의 특장점이자 한계다.

경기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는데도 유시민 후보가 김문수 후보에게 뒤진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경기도에선 이례적으로 무효표가 10만표를 넘기기도 했다. 민주당 전통적 지지층의 비토가 만만치 않았다는 이야기다.

국민참여당은 경기도 외에 광주광역시장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몇 군데 기초단체에도 후보를 냈지만 유의미한 결과를 얻진 못했다. 이같은 결과는 민주당 밖 친노 세력의 독자 생존에 의구심을 일으키는 대목이다. 향후 민주당과의 통합 논의가 탄력을 받을지도 관심이다.

지방선거 동안 "부족하나마 동지가 되자"는 말을 달고 살았던 유시민 후보가 비타협적 독자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많이 줄어들었다.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한 민주당도 유시민 후보를 지원했다. 그가 진 빚도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선 역설적으로 유시민의 낙선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면 도정에 매진해야겠지만 이젠 2012년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일정 속에서 한 축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지사 출마 선언 즈음, 이기면 이기는대로, 지면 지는대로 대선 출마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발언을 한 만큼 직접 대선에 뛰어들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는 패배를 시인한 방송 인터뷰에서 차후 행보에 대해선 "아직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제가 패배한다 하더라도 저의 꿈, 저를 지지하셨던 분들의 꿈은 그대로 살아있다"고만 했다.

그는 또 국민참여당과 민주당간 합당 여부에 대해선 "그 문제도 선거 끝나고 당원동지들과 시간을 두고 천천히 논의할 것"이라면서도 "앞으로도 야권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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