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STOP 표지판과 교통신호기 없는 교차로에서 일시정지를 지키는 양심운전자들은 얼마나 될까. 또 교통신호를 스스로 잘 따르는 운전자들은 얼마나 될까.
경남지방경찰청이 분석한 결과 교통법규를 스스로 잘 지키는 양심운전자는 평균적으로 차량 133대 중에 1대꼴로 나왔으며, 시간은 37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운전자와 학부모들이 다른 운전자들보다 상대적으로 천천히 운행하고 교통약자를 더욱 배려하며 조심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남경찰청이 지난 3월 28일부터 5월 30일까지 선정된 양심운전자 12명 찾기 과정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3월 17일부터 어린이 보호구역과 횡단보도 등에서 교통신호를 잘 지키는 차량 운전자를 대상으로 양심운전자를 선정해 포상해왔다.
지난 4월 4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북원로터리 횡단보도에서 제2호 양심운전자로 선정된 미 해군 고문단 소속 군무원 유희진(58) 씨는 보행자를 우선 배려하며 자신의 차량을 정확히 일시 정지시킨 다음 천천히 출발한 경우이다.
당시 지역 최대 축제인 진해군항제가 한창 열리고 있었기 때문에 축제 중심지인 이곳의 횡단보도는 보행자와 차량이 뒤엉켜 있었던 상황이었다. 현장에서 양심운전자 선정단이 확인한 결과 유희진 씨를 제외한 모든 차량 운전자들이 일시정지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에 대해 도로교통법 제27조 보행자의 보호 조항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는 횡단 방해 또는 위험방지를 위해 ‘일시정지’ 해야 한다는 법규를 위반한 것이다.
유희진 씨는 “미 해군 고문단 내는 제한속도가 시속평균 20㎞로 제한돼 교통법규 위반을 하면 스티커 발부와 함께 출입이 금지된다”며 “평소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덕분에 일시정지나 보행자 보호가 습관화돼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경남경찰청이 선정한 양심운전자들은 모두 평소 보행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운전하고 교통법규를 잘 지킨다는 면에서 남달랐다.
또 선정된 12명 가운데 여성이 7명이었으며, 학부모인 경우도 7명이어서 이들이 공통적으로 운행속도가 낮으며 횡단보도가 가까워질수록 더 잘 살피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횡단보도 STOP 표지판 일시정지 법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기다리고 있어도 양보하지 않고 빨리 지나려는 경향이 짙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스쿨존을 많이 운행하는 어린이통학버스나 학원차량이 일시정지를 준수하지 않거나 보행자 보호에 소홀한 경우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주변 횡단보도에서 하교시간에 어린이통학버스나 학원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것은 주·정차 차량이 운행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이라며 “운전자뿐만 아니라 주·정차 차량에 대한 단속 등 교통안전활동 강화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은 이번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매달 한두 번 하고 있는 양심운전자 찾기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모범 운전 사례로 선정해 올바른 교통문화 홍보활동에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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