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후보가 25일 오전 김대중대통령도서관을 찾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하고 동교동 세력과 스킨십 강화에 정점을 찍었다.
유 후보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판한데 대해 사과했고 이 여사는 "나는 (서울이라) 투표권이 없지만 이기시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대중 대통령님 살아계셨을 때 말씀드리고 싶었다"
유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했다. 이 여사가 먼저 "며칠 전 봉하마을에서 권양숙 여사를 만났다. 어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많은 사람들이 추모더라"고 말을 건네자 유 후보는 "위로에 감사드린다"면서 "김대중 대통령님 살아계셨을 때 말씀드리고 싶었던 것을 대신 말씀드리겠다"고 입을 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 말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할 때 매섭게 DJ를 비판했던 유 후보는 "시사평론할 때 몇 차례 비판했던 것 늘 마음에 걸렸다. 사과말씀 드리고 싶었다"면서 "정부에 있어보니 김대중 대통령님이 얼마나 힘든 과정을 뚫고 거기까지 이루셨는지 알 것 같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유 후보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대통령이 되셔서 IMF도 극복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도입해서 복지국가 나가는 초석을 만드셨다. 남북관계도 분단 50년 만에 새로운 길을 여셨다. 큰 업적을 이루셨다"고 덧붙였다.
이 여사는 김대중 전 대통령 회고록 집필에 동참한 유 후보의 누나 유시춘 씨를 언급했며 "남매가 다 문재가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 여사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후보 단일화를 이룬데 대해 "다행이다. 참 잘 됐다"고 평가하면서 "우린 경기도가 아니니까 표가 없다. 한명숙 시장 표는 있는데. 꼭 이기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 자리에 배석했던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유시민 후보의 선전은 전국적으로 파급될 것이다. 야권 단일후보로 이명박 정부를 이겨야 한다. 유시민 후보는 젋은층에 선풍적 인기가 있다"면서 "다만,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이 아직 다 안 붙은 것 같다. 내가 공동선대위원장이지만 수행비서를 자처하고 선거를 돕겠다"고 말했다.
권노갑 전 의원도 "텔레비전 토론에서 유시민 후보가 압도적이더라. 우리 딸이 유시민 팬이다. 내가 딸에게 경기도 이사 가라고 했다"고 덕담했다.
유 후보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살아계셨으면 지금의 야권연대 보고 좋아하셨을 것 같다"면서 "서거하시기 전 넓게 양보해서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를 극복하라고 하셨다"고 답했다.
그는 "전통 야권 지지층과 신진 야권 지지층이 모두 다 힘 합치니 좋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각자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의원과 단일화 이후 지지율이 급속도로 올라가던 유 후보는 최근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여론조사에 김 의원의 지지층이 유 후보에게 완전히 넘어오지 않은 결과도 엿보였다. 유 후보 측은 동교동의 지원에 힘입어 호남 출신 등 민주당 '전통 지지층'이 가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교동 측도 이를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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