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지난 주보다 6%포인트 하락해 78%를 기록했다. 5.9 대선 이튿날인 지난달 10일부터 대통령 집무를 시작한 문 대통령의 지지도는 취임 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반색했다.
5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이 기관이 기독교방송(C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수행한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78%는 긍정 평가했고 14.2%는 부정 평가했다.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4.2%포인트 올랐고, 긍정 평가는 6.0%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5년간 문 대통령이 국정을 잘 수행할 것 같은지 물은 전망 조사에서도 긍정적 전망은 77.7%, 부정적 전망은 14.6%로 긍정 전망은 5.2%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 전망은 4.2%포인트 상승헀다.
리얼미터는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서 내각 후보자들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본격화되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고 누락 파문과 관련한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의 대여 공세가 이어지면서 지지층 일부가 이탈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긍정 평가 78%는 지난 정부 때의 동일 시점 조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크게 높은 수치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취임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 4주차(2013.3.25 발표, 같은달 18~22일 조사치) 국정 지지도는 51.9%, 부정 평가는 35.2%였다. 당시 향후 5년 국정 수행 전망 조사 결과는 '잘할 것' 64.4%, '잘못할 것' 24.5%였다.
2008년 3월 25일~26일 이틀간 조사한 리얼미터-CBS 조사에서, 당시 취임 한 달(2.25 취임)이었던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51.1%, 부정평가는 28.1%였고, 국정 수행 전망 긍정률은 68.5%, 부정률은 22.7%였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에 대해 "독선적 지시 행정, 협치를 무시하는 독선의 정치가 얼마나 빨리 국민을 실망시키는지 드러나고 있다"며 공세에 나섰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당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70%대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어느 정권이나 출범 초기에는 8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일 만큼 국민의 높은 기대치가 반영됐다. 그러나 대통령이 높은 지지도에 취해 일방적·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계속하고 국민을 무시하다가 결국 지지도 추락의 길을 걸었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 달도 안 된 시간 동안 말로는 협치와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행동으로는 독선의 길을 걸었다"며 "대통령 업무지시 몇 호라는 생경한 행정명령을 남발하고, 국민 입맛에만 맞는 정책을 순서대로 발표하더니, 급기야는 비리와 의혹으로 가득한 자격 미달 공직 후보자를 줄줄이 추천하고 임명 강행하는 오만한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더불어민주당은 55.6%, 한국당 13.0%, 국민의당 8.0%, 정의당 6.0%, 바른정당 5.3%로 이전 조사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1.1%포인트 하락, 한국당은 1.0%포인트 상승해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서 ±1.9%포인트) 내의 변동에 그쳤다.
응답률 등 조사 관련 상세 사항과 오차 보정 기법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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