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팽팽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인천시장 선거에서 '살림살이' 논쟁이 한창이다.
인천의 재정건전성을 놓고 공격과 방어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송영길 후보는 18일 "인천시가 재정위기를 축소하기 위해 통계를 조작했다"고 공격했다.
지난 15일에도 송 후보는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등을 토대로 "인천시의 가용재원이 마이너스 13.1%에 달하는 등 심각한 위기"라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안상수 후보 측은 이에 대해 "일부 자료에 오류가 있다"면서 "인천의 가용재원은 12.1%로 전국 평균 10%를 훨씬 웃도는 양호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송 후보의 통계 조작 의혹 제기는 이에 대한 재반박이다.
"땅 판 돈이 어떻게 경상수입인가"vs "경상수입 맞다"
가용재원은 일반재원 가운데 인건비와 운영비 등 반드시 써야 할 경상비용을 제외한 비용으로 시의 자체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재원이다.
그러나 송 후보 측은 이날 " "인천시가 가용재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 총세입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송 후보와 안 후보 측이 각각 주장하는 인천시의 세입에는 8000억 원 정도의 차이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송 후보는 "국회 예산정책처에 확인한 결과, 인천시가 총세입이라고 밝힌 6조 4635억 원 가운데는 8000억 원에 달하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매각대금을 총세입으로 포함시켰다"면서 "가용재원 비율은 재정의 지속적인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통계이기 때문에, 항시적인 수입이 아닌 특정연도에만 발생하는 일시적인 토지 매각 등의 수입은 총세입으로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국회는 밝혔다"고 전했다.
일시적 수입에 불과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매각대금 8000억 원은 총세입에 포함시켜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광역시 예산담당관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일반 자산 매각대금은 임시적 세입으로 분류하지만 구획 정리 등 사업을 통한 세입은 경상적 세입이 된다"면서 "8000억 원을 포함시키는 것이 맞다"고 반박했다.
그는 "행안부 규정에 사업에 의해 조성된 토지를 매각한 수입은 경상수입으로 하게 되어 있다. 그 매각대금으로 또 추가 사업도 가능한데 어떻게 임시적 수입이라고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안상수 "송영길 거짓말에 일부 시민이 현혹"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는 "인천시의 재정은 튼튼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는 이날 YTN과 인터뷰에서도 송 후보 측의 '재정위기론'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른 거짓말"이라면서 "촛불 시위할 때 거짓말한 사람들처럼 (송 후보가) 계속 거짓말을 하니까 일부 시민이 현혹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현재 시 부채가 2조3000억 원인데 지하철 등 시설 투자, 기반 투자를 하느라고 중앙정부에서 기채한 것"이라며 "인천의 재정자립도는 서울 다음의 2위"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시 부채가 현재 2조 3천억 원인데 지하철 등 시설 투자, 기반 투자를 하느라고 중앙정부에서 기채한 것"이라며 "2014년까지 추가로 약 2조4000억 원 정도의 세입이 들어오고 중앙정부에서 돈을 빌려 20년 동안 분할해서 갚는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 빚내서 빚갚는 심각한 상황"
하지만 인천대 경제학과 양준호 교수는 "재정자립도와 재정건정성은 별개의 이야기"라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양 교수는 "지금 인천의 재정이 워낙 심각하다"면서 "지방채 발행 승인 현황을 보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누적 증가율이 88.7%에 달한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게다가 예산 대비 지방채 발행 비율, 즉 채무비율이 30%에 육박하고 더 심각한 것은 다른 지자체에 비해 증가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작년만 해도 빚을 내서 빚을 갚은 차환채가 905억 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양 교수는 "차환채가 발생한다는 것은 빚이 확대 재생산된다는 이야기다. 인천시가 작년 3월, 4월에 주거래 은행을 통해 4500여 억원을 단기차입해서 쓰기도 했는데 왜 그랬겠냐"고 말했다.
양 교수는 "안 후보 측은 대형사업은 국비 받아서 하니까 돈이 안 든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인천 지하철 2호선의 경우 시비 40%, 국비 60% 들인다는데 올해 인천의 국비 요구액은 2500억 원인데 확정액은 1200억 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천 재정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재정파탄으로 파산한 일본 유바리시와 흡사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