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다 드러나지 못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키맨'이 될까?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오는 31일 한국으로 송환된다. 정 씨에 대한 수사는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첫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정 씨는 30일 오후 4시 25분(현지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을 출발해 31일 오후 3시 5분경 인천공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정 씨에 대한 수사를 특수1부(이원석 부장)에 배당했다. 검찰은 정 씨가 입국하는 즉시 체포해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정 씨에 대해 이화여대 학사 비리 사건 관련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었다. 정 씨에 대한 수사는 표면적으로는 이대 비리 사건이 주가 되겠지만, 결과에 따라 최 씨와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시즌2'로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특수1부는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공여 사건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정 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 최순실 씨가 공모한 '삼성 뇌물' 사건의 직접 수혜자다. 정 씨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최순실 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경제 공동체' 여부에 대한 정 씨의 진술이 나올 수도 있고, 정 씨에 대한 수사 압박이 최순실 씨의 심경에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최 씨의 해외 은닉 재산 수사로 흘러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 씨는 정 씨의 송환 소식이 알려진 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날인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최 씨는 마지막 발언권을 얻어 "처음에는 검찰에서 저를 강요, 압박으로 기소했다가 뇌물죄로 정리했는데, 승마는 완전히 모르고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유연이(정유라)도 자꾸 죽이지 마라"고 말했다.
재판부가 "흥분하지 말고 이야기하라"고 제지하자, 최 씨는 "딸이 들어온다고 해서 제가 좀 흥분했다"며 "딸한테 협박하는 식으로 하지 마라"고 했다.
정 씨의 입국이 여러 파장을 몰고 올 것을 예감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최 씨의 측근이었고 내부고발자로 이번 사태를 수면으로 끌어올리는 데 일조한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정 농단 사건이) 개인적인 생각에서는 (드러난 것이) 1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을까"라며 "워낙 상상을 초월했던 사건들이 많이 나왔다. 제가 생각했던 상상보다는 더 많은 게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노 전 부장은 정유라 씨에 대해 "이 친구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다. 툭 건드리면 이 친구가 탁 어디로 튈지 모른다"라며 "삼성하고 이 관계에서 정유라는 최대의 핵심 증언이 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노 씨는 "삼성에서 지원을 받는다고 본인은 알고 인지하고 거기(독일)를 들어갔다. 그리고 정유라도 자유롭지 못한 게 2015년도에 정유라는 미성년자였다. 그런데 2016년도에 삼성에서 지원을 받는다. 그때는 성인이었다. 그러면 뇌물죄에 본인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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