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진영에서 '대북 직접 보복' 주장이 거세지는 가운데 김태영 국방장관은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19일 국회국방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의 천안함 사망자 추모 방송에 대해 "대통령이 이 사태가 발생한 지 거의 한 달이 다 지난 시간에 국민 앞에 그런 식으로 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대통령이 진작 나서지 못했던 데 대해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이나 국방부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북한 연루가 확인될 경우 유엔 안보리에 제소하겠다'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안보리로부터 해결책을 받겠다는 말로, 어떻게 보면 자위권 행사 포기 말처럼도 들린다"며 "외교부가 유엔 안보리에 문제를 제기하든 말든 간에 국방부는 유엔헌장 51조가 규정하고있는 자위권에 대해 검토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군사적 보복을 주문한 것.
이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거기에도 여러 이론이 있다"며 "지난번 대청해전이나 연평해전 때처럼 즉각적인 자위권 행사는 누구나 인정하고 있으나 시일이 일정 정도 지나서 행사하는 자위권에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다"고 답했다. 국제법적으로 통상 자위권에는 '즉시성', '비례성'의 제한이 따른다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유 의원은 "9.11테러가 나고 미국이 아프간을 공격하는 데 거의 한달이 걸렸고 영국도 아르헨티나가 포클랜드를 침공하고 나서 한참 뒤에 군대를 보냈다"면서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자위권 행사를 할 수 없다고 일부 국제법학자들이 주장한다면 국방부 장관은 그런 국제법학자들의 말은 듣지 말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김 장관은 '책임을 회피하는 듯 하다'는 지적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국방장관 선배인 한나라당 김장수 의원이 "국방장관의 대국민담화에 책임지겠다는 말이 없는 게 아쉽다"고 말하자 "제가 국방의 수장으로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에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진퇴가 분명한 것이 우리 군인의 도리인데 그런 말이 없는 게 안타깝다"면서 "장관과 합참의장은 서로 내 책임이다 라고 얘기해야 통수권자인 대통령도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 아닌가"라고 김 장관을 압박했다.
그는 "자칫 잘못하면 모든 것이 대통령에게 집중되는 좋지 않은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여권 안팎에선, 천안함 침몰 이전까지만 해도 김 장관에 대한 평가가 상당히 높은 편이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수습이 되면 물러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