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1심 무죄판결 이후 검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과 시민단체가 결합한 '한명숙 공대위'는 이귀남 법무부장관과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고 한나라당에서도 '검찰이 지방선거를 망치고 있다'는 볼멘 소리가 많다.
검사 출신인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은 12일 한 전 총리에 대한 검찰의 별건 수사에 대해 "이 시점에서 그런 식으로 또 수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은 옳지 않은 태도"라고 밝혔다.
검사 출신인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1심에서 무죄가 날 것 같으니까 또 하나를 찾겠다는 것은 검사가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기왕에 수사에 들어간 것을 정치적 판단으로 멈추라고 하면 담당검사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홍 의원은 "정치적으로 (수사를) 그만두라는 게 아니고 좀 부끄러운 짓 하지 말라는 것이다"면서 "(별건 수사는) 6월 2일 지방선거 끝나고 소환을 하든지 그리고 직접수사를 하는 게 옳다, 그리고 언론에 이 사건을 노출시키지 말아야 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언론에 (수사 상황을) 노출시킨다는 것은 선거에 영향력을 주기 위한 그런 의도로밖에 안 보이니까 언론에 절대 노출시키지 말고 밀행 수사를 좀 하라 이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5만달러 무죄판결'에 대해서 "수사도 엉성하고 판사도 재판을 이상하게 했다"고 총평하면서도 검찰에 더 매운 회초리를 들었다.
홍 의원은 "특히 이번 사건은 살인사건과 같은 강력사건도 아닌 뇌물사건에서 검찰조서의 임의성이 부정됐다"면서 "이건 참 검사로서는 치욕이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에선 한 전 총리의 잠재적 경쟁자인 오세훈 시장 측과 원희룡 의원, 나경원 의원이 이미 '별건 수사'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여당 내 비판이 거세짐에 따라 향후 검찰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하지만 법조계 출신 한나라당 한 의원은 최근 "이미 우리 손을 떠났다"면서 "사법개혁 국면도 있고 해서 검찰 자체의 방어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검찰 입장에서 죽느냐 사느냐가 달려있기 때문에 끝까지 가지 않겠냐"면서 "참 우려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경필 의원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1심 무죄판결로 인한 한 전 총리 지지율 상승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데 검찰의 별건수사로 인해 파장이 더 커졌다"고 우려했다.
한나라당 김성식 의원은 지난 1997년 대선을 앞두고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에게 '김대중 후보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가 재연될 경우, 검찰에 대한 정권의 영향력 행사가 거꾸로 증명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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