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EBS 본사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EBS 관계자와 교장, 교사, 학부모와 학생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사교육을 받지 않고 EBS 수능강의만 받더라도 수능시험을 잘 볼 수 있는 방법을 정부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게 하자면 EBS가 (수능강의의) 질을 높이고 좋은 선생님들이 와서 강의를 해야 하며, 강의 내용과 교재도 다변화된 형태여야 한다"면서 "듣는 사람의 수준이 똑같지 않을 테니 그에 맞춰 강의 내용이 다변화 돼야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부탁이다"면서 "우리 손자, 손녀도 EBS를 보고 수능을 봐야 할 테니까, 학생들의 입장에서 수준에 맞도록 하면 많은 학생들이 시청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추구하는 것은 사교육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경제적 비용부담을 줄인다는 목적도 있지만, 더 큰 걱정은 학생들에게 너무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해서 학생들의 창의력이 훼손될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어려서부터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는 없고, 점수 한두 점 높게 받으려고 하니 교육이 정상적으로 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학생의 잠재력, 창의력, 미래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임기 중에 교육의 기초를 잡아 놓겠다"
교육비리 파문과 맞물린 언급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지금 학부모님들은 아직 완전한 신뢰를 못 보내고 있다"면서 "요즘 교육에 문제가 많으니 불신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은 "입학사정관이 부탁받은 사람, 아는 사람을 뽑지 않을까 걱정을 하지만 대학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정한 규제와 감시를 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임기 중에 교육의 기초를 어느 정도 잡아 놓겠다"면서 "학부모님들의 부담을 줄이고, 공교육도 살아나고, 훌륭한 인재를 키워 개개인도 발전하고 힘을 키우면 나라가 발전할 것이라는 근본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측은 "이번 EBS 방문은 지난 17일 개최된 제1차 교육개혁 대책회의 이후 첫 교육현장 방문"이라면서 "이는 국민들의 점증하는 기대를 감안해 EBS 수능강의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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