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이다.”
제19대 대통령선거 결과가 발표된 10일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 전수식 총괄선대본부장이 경남선대위 해단식에서 한 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최종 집계해 발표한 투표 결과 경남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득표율에서 0.5%p 근소한 차이로 뒤져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득표수로는 문 후보가 77만9,731표(36.7%)이고, 홍 후보가 79만491표(37.2%)로 불과 1만706표 차이였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36.3%에 그쳐 63.1%를 얻은 박근혜 후보에 26.8% 차이로 진 것과 비교하면 무려 26.3%p를 극복해낸 결과이다. 득표수로 따지면 18대 대선에서 문 후보가 53만4,278표 차이로 졌고, 이번 대선에서는 1만706표 뒤지는 데 그쳐 격차를 무려 52만3,572표나 줄였다.
이 같은 결과는 경남 투표율이 지난 대선에서 77.0%였고 이번 대선도 77.8%로 비슷한 데다 도지사를 지낸 홍 후보가 압승을 자신했던 점에 비춰 의미있는 결과로 해석되고 있다.
즉, 문 후보와 민주당이 극복해낸 26.3%p는 고스란히 홍 후보와 자유한국당의 ‘실책’으로 이어져 그만큼의 보수지지 표가 떨어져나갔다는 계산으로 이어진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과 촛불집회, 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파면으로 치러진 조기대선이라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의 설 자리가 좁아진 면도 없지 않지만, 투표 연령층의 세대교체와 함께 경남이 더 이상 보수정당의 텃밭이 아니라는 것을 방증한 셈이다.
이는 지난 4월 치러진 재·보궐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도내 10개 선거구 가운데 민주당이 5개 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냈고, 한국당은 2개 선거구에서만 당선자를 내면서 보수정당의 위기감과 함께 정치지형의 변화가 일찌감치 감지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문 후보는 주로 인구수가 많은 곳에서 득표율 우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민주당 국회의원 2명과 자치단체장을 보유한 김해시가 46.7%의 지지율을 나타내 문 후보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또 거제시가 45.7%, 양산시가 41.9%, 창원시 성산구가 41.7%로 집계됐다.
홍 후보는 창원시 마산회원구(41.4%)와 마산합포구(45.9%), 진주시(42.3%)에서 우세를 보였고, 합천군에서 60.2%로 최대 득표율을 나타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경남에서 28만4,272표를 득표해 13.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또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는 14만2,479표로 6.7%를,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1만3,051표로 5.3%로 집계됐다.
전수식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30년 이상 보수정당을 밀어줬던 경남의 민심을 감안할 때 18대 대선과 이번 대선의 투표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며 “이는, 경남의 민심이 문재인 후보를 통해 정권교체를 하라고 격려해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경남도당도 10일 논평을 통해 “경남은 그동안 일당 독점 지배 행태로 인한 불통과 독선으로 민의가 크게 왜곡돼 왔다”며 “정책정당으로 거듭나 도민의 삶에 보탬이 되고, 도민을 섬기며 산적한 지역 현안 및 국가 개혁 과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경남도당도 이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축하 메시지를 통해 “탄핵정국과 촛불혁명의 마침표, 그리고 개혁과 정권교체의 주체로 국민은 민주당과 문 후보를 택했다. 축하한다”며 “비록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가 국민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다시 시작할 것이다. 당선자의 성공적 국정운영을 위해 국민의당은 견제와 협치를 함께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의당 경남도당도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는 부디 촛불의 열망을 실현하는 성공적인 개혁정부가 되기를 바란다”며 “경남의 11만3,000여 표와 전국 200만 표는 대한민국 개혁과 변화에 강력한 추진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더 과감한 개혁과 더 큰 변화를 위해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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