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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전 간부가 총리실 정무실장으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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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전 간부가 총리실 정무실장으로 간 까닭은?

정운찬 총리와 한나라 소장파, 결합력 과시

21일 정운찬 총리는 총리실 정무실장 자리에 김유환 전 국가정보원 경기지부장을 임명했다.

국정원 출신이 이 자리에 임명된 것도 이례적인 일이지만 겨우 '1급 공무원' 한 자리를 두고 막전막후에서 여권 내 미묘한 신경전이 적지 않았다.

부산대동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이후 행정고시 28회로 국정원에 입부한 김 실장은 언론담당관, 경기지부장 등을 지내며 김대중, 노무현 정권 동안 국내 파트에서 주요 경력을 쌓았다.

그는 특히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기간 동안 박근혜 당시 경선 후보와 최태민 목사 관련 파일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대선 이후 대통령직인수위 정무분과 전문위원을 지내 주목을 받았다. 김 실장은 인수위 시절 친이 소장파들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사회에서 인수위 참여는 출세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까닭에 김 실장은 국정원 기조실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공직을 떠났고 한화석유화학 고문으로 물러섰다. 하지만 미묘한 시기에 주요한 역할로 컴백하게 된 것이다.

'1급 공무원' 한 자리 둘러싼 복잡한 계산

정운찬 총리가 직을 맡은 이후 정무분야에서 큰 구멍이 보였지만 정 총리는 취임 네 달 만에 자신의 뜻대로 인사를 단행했다. 정 총리는 한나라당 소장파들로부터 김 실장을 추천 받고 호감을 보였지만 임명까지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초기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지내다 KT로 옮긴 이태규 전무가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전무 역시 소장파와 가까운 인물이다.

지난 2008년 3월 정부 출범 직후 임명됐다가 21일 공식적으로 사표를 낸 이병용 전 실장은 한나라당 당료 출신으로 이상득 의원, 장다사로 비서관 등과 가까운 사이다. 홍보국장, 전략기획팀장, 전략기획실장국장 등을 역임한 그는 친박계와도 관계가 괜찮은 편이었다.

이런 까닭에 총리실 정무실장 임명을 두고 친이계 이상득계-소장파 갈등설, 친이-친박 갈등설이 적지 않았다.

결국 김유환 실장 임명은, 정운찬 총리와 그의 우군인 한나라당 친이 소장파의 밀접한 관계를 재확인시켜주는 동시에 친박계와 당분간 대립각이 이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또한 이날 인사는 '세종시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직을 유지하겠다는 정 총리의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실장의 임명에 대해 보수 언론이 특히 관심을 기울이는 가운데 야당도 숟가락을 얹고 나섰다.

22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송영길 최고위원은 "지난 국정감사, 대정부질문에서 최태민목사와 박근혜 대표와 관련한 사적 파일을 누출한 혐의로 해임됐던 국정원 전직 직원이 자유총연맹 사무부총장으로 임명된 것을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면서 "이와 유사한 구설에 오른 것으로 의심되었던 김유한 국정원 경기지부장을 총리의 정무실장으로 임명한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한나라당에서 의총을 한다는데, 김 전 지부장의 임명은 당내 특정계보를 견제하고 제거하기 위한 정치공작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 아닌지 의심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언론에 따르면 김 실장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박 전 대표 파일과 무관한 것이 밝혀졌다"면서 "앞으로 총리를 잘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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