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에서 가야 이전 변한 소국들이 성립하던 시기에 취락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는 유물들이 출토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해시는 김해여자고등학교 인근에서 초기철기시대 집터 1동과 구덩이시설 2기가 출토됐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또 7세기 전반 삼국시대 석실묘인 돌방무덤 1기와 조선시대 우물·도랑도 각각 1기씩 출토됐다.
이번 발굴조사는 가락로 도로변 다가구주택 신축공사 터에서 지난달 3일부터 25일까지 (재)강산문화연구원이 맡아 진행했다.
학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초기철기시대 집터와 구덩이시설에서 출토된 ‘단면삼각형 점토띠토기’이다.
김해의 경우 점토띠토기는 발굴된 사례가 많지 않아, 이 시기 김해 사람들의 생활문화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료가 부족했다.
그러나, 1동에 불과하지만 이번에 집터가 발견되고 점토띠토기가 발굴되면서 대성동 일원에 변한 소국 성립 시기 취락지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삼국시대 후기의 돌방무덤은 하단부만 남아 있어 상부구조는 알 수 없지만 시신 매장이 2번 이뤄졌다는 사실이 바닥시설을 통해 드러났다. 또 7세기 전반대의 토기들도 비교적 양호한 형태로 발굴됐다.
조선시대 우물 안에서는 ‘김해(金海)’, ‘양산장흥고(梁山長興庫)’라는 글씨가 새겨진 분청사기가 출토됐다. 이와 유사한 분청사기들은 김해읍성 북문지에서도 출토된 적이 있다.
김해시 문화재과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 결과는 좁은 면적에 비해 양질의 고고자료들이 조사된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아직도 김해 곳곳의 땅 밑에는 가야왕도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문화재가 많이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하박물관’이라 불릴 만큼 고고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에 걸맞게 유적 발굴과 보존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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