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청도면과 창녕군을 잇는 국도24호선 천왕재 고개. 한쪽 면은 절벽이고 가파른 경사와 굽잇길이 많아 차량들이 거북 속도로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엔진 굉음과 함께 좌우로 쓰러질 듯 곡예운전을 하는 오토바이들이 쏜살처럼 잇따라 지나간다. 굽잇길마다 브레이크 소리도 찢어질 듯 요란하다. 앞서가던 차량도 위험천만하게 스쳐지나간다. 차량 운전자가 위협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오토바이 운전자가 폭주레이싱을 하며 직접 찍은 동영상을 보고 있으면, 마치 가상현실 레이싱 게임을 하는 듯 착각마저 든다. 유투브 동영상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장면들이다.
고급 외제 오토바이 등을 타고 천왕재 고갯길에서 위험천만한 과속 곡예운전을 상습적으로 해오던 폭주레이싱족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경남지방경찰청(청장 박진우)은 25일 무리지어 과속 곡예운전을 한 회사원 A 씨 등 100여명을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 했다고 밝혔다. 또 이 가운데 상습 폭주레이싱을 한 운전자 3명의 오토바이 3대를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경남 밀양시 청도면 국도24호선 천왕재 고개 1.5㎞구간에서 주말을 이용해 3~10여명씩 떼지어 난폭·과속 곡예운전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천왕재 구간은 밀양시 청도면과 창녕군을 잇는 고갯길로서 가파른 경사와 급커브 때문에 교통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다.
하지만, 폭주레이싱족들은 제한속도 60㎞/h를 무시한 채 100~160㎞/h로 질주하며 중앙선 침범과 회전위반 등 난폭·불법 운전을 일삼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고갯길을 이용하는 차량 운전자들이 극심한 불안감과 함께 교통사고 위험을 느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지난 23일 오후 2시께 이곳에서 오토바이 곡예운전을 하던 20대 B 씨가 속력을 이기지 못하고 도로외벽을 들이받아 부상을 당하는 등 크고 작은 사고도 끊이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의 남성 오토바이 동호회원들이며, 오토바이 정비사와 회사원 등 직업도 다양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형사입건 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처벌과 함께 면허정지 40일에 해당하는 운전면허행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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