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1월 29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대전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선포식에 참석했다.
이를 시원으로 2005년 3월 행정중심복합도시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그 과정에는 헌법재판소가 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는 등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9일 한명숙 전 총리, 이해찬 전 총리,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등 친노인사들이 대전에 다시 총집결해 '지방화와 균형발전시대 선포 6주년 기념 균형발전 토론회'와 '행복도시 사수 및 수도권 지방 상생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균형발전 전선, 부활할 수 있을까?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을 아우른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이 다수 모인 이 모임에 대해 한 참석자는 "정치적 세몰이 성격도 있지만 전선을 바꿔보자는 의미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현재 세종시 전선은 약속을 지키다가 물에 떠내려가 죽은 '미생 논란'이 상징하듯 이명박 대통령 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신뢰 전선'으로 집약되고 있다. <조선일보> 등은 이 대통령의 양보를 촉구하면서도 세종시 자체에 대해선 '노무현의 대못'으로 규정하고 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이 지역균형발전을 언급하지만 대체로 "이명박 대통령은 약속을 지켜라"는 구호만 높고 참여정부가 내세웠던 균형발전 전략에 대한 논의는 온데 간데 없는 상황이다.
결국 친노 인사들의 대규모 대전행은 △충청 민심 겨냥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 세몰이 뿐 아니라 세종시를 둘러싼 주 전선을 '이명박 vs 박근혜'에서 '이명박 vs 노무현'으로 이동시키겠다는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는 셈. '행복도시 노무현 vs 서울사수 이명박'이라는 참여정부 시절의 구도를 부활시키겠다는 속내다.
서울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한명숙 전 총리는 이날 기념사를 통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제시한 균형발전 전략은 수도권의 경쟁력과 함께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한 차원 높이는 신국토구상"이라면서 "제가 총리로 재직하며 많은 일을 했지만 가장 역점을 두고 힘썼던 일도 이것이었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는 서울과 지방을 갈라 세우고, 지역과 지역의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면서 "수도권과 지방을 나누고 갈등을 부추기면 정치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이번 지방선거에도 이를 이용하려는 것 같지만 큰 오산"이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해찬 전 총리도 정부를 맹비난하며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이렇게 된 것은 우리가 정치적 힘이 너무 약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이 정부를 심판해서 균형발전 정책을 후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안희정 최고위원은 "삼성이 디스플레이 산업단지를 만들고 있는 충남 아산이 있는데 정부가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면서 이제 세종시와 아산은 삼성 유치를 놓고 박터지게 싸우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제 민주주주의는 분권화로 가야 한다. 그것이 우리 민주화세대에게 요구하는 것이다"면서 "2010년 6월, 지방선거로 분권시대의 서막을 여는 희망을 만들어 내자"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