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인도-스위스 순방에 시집 간 큰 딸과 손녀를 동행한데 대해 적극적으로 엄호하는 한편 이를 지적하는 야당을 되레 나무랐다.
친이 직계인 장광근 사무총장은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가족 동반에 대해 "가족적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며 "여러 가지 국제관례에서 많이 사례로 있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 "대통령 가족들이 국고 축냈나?"
장 사무총장은 "지금 민주당이 어떤 경우에는 참으로 대책없는 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할 이야기가 있고 안할 이야기가 있다"고 민주당을 맹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 사무총장은 "이번에 같이 동행한 따님과 손녀가 외국여행 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외국여행 할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대통령과 함께 동행 했겠나"면서 "대통령의 외교에는 여러가지 이미지를 가지는 성격들이 다 다르다. 지난 연말에 원전수주 외교 때는 경제전쟁에서 전쟁을 지휘하는 장수의 단호한 모습으로 방문하실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이런 가족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는 외교순방이 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도 "이명박 정부가 헌신적인 외교활동을 통해 괄목할 만한 국익의 신장을 가져오고, 이에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는 상황에 대해 배가 아파서 그러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역공을 펼쳤다.
조 대변인은 "대통령의 가족들이 국고를 축내면서 동행했나? 가족들이 상대국에 결례를 해서 국익을 해친 일이 있나. 대통령이 가족들 때문에 외교 활동을 소홀히 한 일이 있나"면서 "선진 각국이 외교자원으로 활용하는 대통령의 가족동반 관행을 권위주의 로열패밀리의 특권적 행태처럼 모략해서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질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정치적 보릿고개의 수준"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이 대통령의 가족 동반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침묵'을 지키던 한나라당이지만 청와대 김은혜 대변인의 해명 논평과 더불어 적극적인 반격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박근혜·첼시 클린턴·바바라 부시와 이주연의 차이점
하지만 '가족 동반이 관행'이라거나 '인도 정부의 비공식 초청이 있었다'는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주장은 어설프다는 지적이 많다.
청와대 주장대로 빌 클린턴 미 전 대통령의 딸 첼시 클린턴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딸 제냐·바바라 부시는 부친의 해외 순방에 종종 동행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대통령과 영부인이 부양하는, 분가하지 않은 미혼 자녀였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경우가 다르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역시 지난 196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호주·뉴질랜드 순방에 동행한 적이 있다. 당시 뉴질랜드 정부는 박 전 대통령 내외의 세 자녀를 공식 초청했으나 당시 청와대는 "여러 외교적 사안도 있고 돌발변수도 있을 수 있어 어린 자녀 둘은 남겨두고 큰 딸만 데려간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전 대표는 이후에도 박 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동행한 적이 있지만 당시 그는 육영수 여사 사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수행했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 대통령 자녀가 해외 순방에 동행하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또한 박 전 대표, 첼시, 바바라 등이 해외 순방에 동행할 때는 사전에 언론에 공개됐지만 이 대통령의 딸 주연 씨의 경우 우연히 드러난 것이나 다름없다. 장광근 사무총장 말대로 '가족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기 위해서였다면 딸과 손녀 동행 사실을 사전에 공개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윤옥 여사가 김해 김씨기 때문에 시조 김수로왕의 부인인 허황옥의 고향인 인도는 할머니의 나라다'는 어이없는 보도자료도 돌리는 청와대가 이 사실은 왜 입 다물고 있었는지 모를 일"이라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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