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시장 안상수)가 추진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진해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사업이 난항에 직면했다.
공모사업으로 전환해 지난 17일 민간사업자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쳤으나, 단 한 곳도 응모하지 않았다.
창원시는 전전긍긍하면서도 재공모 절차를 거치겠다고 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안상수 시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아직 랜드마크적인 관광브랜드가 부족한 우리 시는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가는 지역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진해 장복산에 케이블카를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올해 1월 12일 진해구청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신해양시대, 진해 발전 3대 전략’ 발표회를 통해 15개 대형 프로젝트 가운데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 계획을 관광산업 분야 주요 사업 중 첫 번째로 제시했다.
하지만, 국방부 소유 부지 사용과 관련해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은 사실이 프레시안의 취재로 드러나면서 ‘발표 우선 행정’에 ‘질러놓고 보자’는 식의 사업계획 발표가 아니냐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또 투자자 문제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올 하반기에 공사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발표했으나 양해각서(MOU) 체결 자체도 무산됐다.
다급해진 창원시는 민간사업자 공모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지난 3월 6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공모기간을 거쳐 17일에 사업계획서를 접수한 뒤 별도의 심의위원회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민간사업자는 없었다. 사업성 자체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고, 시도 이 부분에 대해 마지 못해 인정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견됐다. 지난달 15일 16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현장투자설명회 당시 “창원시가 이 사업을 정말로 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사업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전반적인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는 “고심하겠다.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오히려 현행대로 공모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현장투자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업체 대표는 최근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창원시가 이 상태로 사업을 진행한다면 사업계획서를 누가 내겠냐”며 “수익성이 보장되지도 않는 사업을 억지로 밀어붙이고 있는 시가 이해하기 힘들다”고 대답해 ‘응모 제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창원시의회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해당 상임위원회인 환경해양농림위원회(위원장 강호상)는 지난달 23일 진해구민회관에서 현장설명회를 가졌으나 논란의 핵심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벚꽃놀이 왔냐’는 핀잔만 들었다.
창원시는 사업계획서 제출 없이 공모가 끝나자 재공모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공원개발과 관계자는 “지난 공모기간에 몇 군데에서 연락이 오기도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올 줄은 몰랐다. 답답하다”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는 않았지만, 재공모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공모 방식은 이전보다 낮춰진 수준으로 조건을 완화하겠다”며 “(현장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제기됐던 문제점과 요구사항 등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계획 발표 당시부터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던 ‘장복산 벚꽃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수정과 보완을 거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면서 전형적인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됐다. 또 사업 타당성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도 필요해 자칫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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