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19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을 찾아 자신의 노동·일자리 부문 공약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안 후보의 공약 가운데 '최저임금 2022년까지 1만 원 인상' 공약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노동자 말도 들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국노총 방문 계기로 제 일자리 공약을 다시 한 번 더 강조하고자 한다"며 "일부에서 국민의당이 노동 문제에 소극적이고 '센 공약이 없다'고 하는 말씀들도 있는 것으로 들었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이어 앞서 자신이 발표했던 노동인권 교육 강화, 일자리 질 개선, 비정규직 축소,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 대기업 80% 수준 급여 보장 등 공약을 홍보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도 "바쁜 일정 중 방문해 준 안 후보에게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이 한 단계 도약하느냐, 아니면 땅으로 꺼지느냐 중요한 명운이 걸린 대선에서 노동 정책을 반드시 반영해서 노동자·서민 대중이 좀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 달라"고 덕담을 하는 등 전체적인 행사 분위기는 원만했다.
그러나 안철수 캠프 정책본부장인 김관영 의원이 "한국노총이 요구한 대선 정책 10대 과제는 대부분 (우리) 공약에 들어가 있다"고 밝히고, 이어 캠프 노동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최영기 전 노사정위원회 상임위원이 "'최저임금 1만 원'(제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집권 중 1만 원 달성한다'고 돼 있어서 다른 후보들과 비교해 보면 좀 느린 것 같지만, (문재인·심상정·유승민 후보처럼) 2020년까지 1만 원으로 인상하려면 연 16%포인트를 올려야 한다. 실현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실현 가능한 스케줄을 제시했다"고 하자 일부 참석자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김동명 화학노련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성이 있느냐, 가능하냐 안 하냐 얘기를 하셨는데, 이것은 반드시 해야 한다"며 "공약을 노동 전문가와만 상의하지 말고 노동자 말도 들어 달라"고 했다. 문현군 비정규직 담당 한국노총 부위원장도 "연 인상률 16%(라고 해도), 계산기 두드려 보면 엄청 적은 금액이다. 너무 과도하다고 생각지 말아 달라"고 했다.
성과연봉제와 관련해 더 명확한 입장을 표명해 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적폐 1호'가 이 성과연봉제"라며 "후보가 당선되면 당선 즉시 성과연봉제를 폐기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에 "짧은 시간이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줘 감사하다"면서 '노동자 목소리도 들어 달라'는 말에 대해 "꼭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최저임금 부분에 대해서는 "최저임금도 낮은 상태인데, 최저임금보다도 못 받는, 최저임금이 안 지켜지는 게 굉장히 큰 문제"라며 "300만 명 정도가 지금 법정 최저임금 이하로 받고 있다. 그 부분에서 꼭 법이 지켜지게 하겠다"고 했다.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큰 기조부터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지금은 질 낮은 일자리가 너무나 많이 있다는 게 굉장히 문제이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제대로 된 일자리, 질 높은 일자리를 만드느냐가 우리의 관심이고 정책 기조"라고 원칙론적으로만 답변했다. '당선 즉시 폐기하겠다'는 질문에 대한 정확한 답변은 아닌 셈이다. 안 후보는 성과연봉제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으나, 폐기하겠다는 명시적인 답변은 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문재인 후보는 "노사합의 없는 성과퇴출제(성과연봉제) 추진은 잘못됐기 때문에 즉각 폐지하겠다"고 한바 있고, 심상정 후보도 즉각 폐지를 내걸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노동 분야 공약을 추가로 발표했다. △근로감독관 확충, △근로기준법과 최저임금법 등 노동관계법 위반 엄단, △비정규직 남용 억제, △무기계약직 및 비정규직 차별금지, △채용과정 인권침해 근절, △법정근로시간 1800시간대로 단축, △구직휴가 도입, △고용보험 급여액 인상과 지급기간 연장, △산업재해 예방과 은폐 근절, △특수고용직 권리보장(노조 가입 배제 범위 재검토) 등의 내용이 담겼다. 공약에는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이란 내용도 있었지만 목표 시기는 제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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