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연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사드 반대 당론을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1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후보가 '국가 간 이뤄진 협약은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계속돼야 한다'며 사드 반대 당론 수정을 요구했다"며 '그래서 수정을 하느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 "하겠다. 그래서 검토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드는 우리 당에서 당론으로 반대했다. 우리는 처음부터 '사드 배치의 최적지는 국회다. 우리나라의 영토와 예산이 들어가면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면서도 "이제 모든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지금 현재는 사드를 가져다가 우리나라에 배치 중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논란 당시에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지난 2월 "정부 간의 협약은 다음 정부에서 백지화하거나 뒤집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바꾼 데 이어 이달 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사드 배치 제대로 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관련 기사 : 안철수, '상황 바뀌면' 위안부 합의도 인정하나?)
그러면서 안 후보는 "제 생각대로 설득하고 당과 한 방향으로 가겠다"며 "대선 기간에 대선후보 중심으로 당내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당론 변경을 공언했다.
그동안 '사드 배치 철회' 당론 유지에 무게를 실어온 박지원 대표마저 입장을 바꿈에 따라 국민의당의 사드 관련 당론은 안 후보의 의지대로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2월 당론 변경 논란 당시 주승용 원내대표는 '변경' 입장이었고, 박지원 대표와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전 통일장관은 '유지' 입장에 가까웠다.
박 대표는 2월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지금 사드를 배치하면 우리 국민 대다수가 마치 북한의 미사일과 핵을 일거에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조금 지나친 확대 해석"이라며 "사드 그 자체의 성능도 아직 검토 단계에 있는 것이지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정적 인식을 유지했었다. (☞관련 기사 : 안철수·주승용 '재논의' vs. 박지원·손학규·천정배 '부정적' / "김정남 피살됐다고 사드 당론 뒤집으면 웃음거리")
박 대표 측 관계자는 "일단은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라면서도 "대선후보 입장과 당론이 다르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당론 변경을 기정사실화 했다.
사드 문제에 대해 당 내에서 선명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 온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프레시안> 통화에서 "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당내 논의가 있게 되면)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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