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5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대해 11일 피의자 신분 출두를 요청했으나 한 전 총리는 "이번 기회에 제 모든 인생을 걸고 수사 기관의 불법행위와 모든 공작정치에 맞서 싸우겠다"며 거부했다.
한 전 총리는 노무현 재단에서 열린 공동대책위 회의에 참석해 "진실을 밝히는 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식으로는 진실이 밝혀질 수 없다. 진실이 밝히려면 그 과정 역시 진실하고 적법해야 한다"며 "어중간한 진실은 없다. 진실이 아닌 일에 대해서는 양보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계자 "몇 차례 확인해봤다"
한 전 총리는 "지난 9일 검찰이 변호인단을 통해 출석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변호인단과 함께 출석 일정 협의하기도 전에 '11일 소환'을 비롯해 각종 허위 사실을 언론에 흘렸다"며 "검찰이 그동안 했던 피의사실 공표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지속적으로 언론플레이로 수사하고 있다"며 검찰을 질타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근무했던 한 인사는 "이런 정치자금 의혹 사안은 찜찜한 점이 있기 마련이라 우리도 확인을 해봤다"면서 "곽영욱 전 사장이 총리공관에 들어와서 5만불을 전달했다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이 인사는 "보좌진이나 주변 인사 사건이라면 우리가 미처 확인 못하고 있는 것이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 전 총리가 곽 전 사장을 일대일로 만나 돈을 받았다는 것이 유일한 의혹이라면 그것은 '클리어'하다"고 덧붙였다.
공대위의 양정철 대변인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 전 총리가 곽영욱 씨를 아는 분으로부터 소개를 받아서 면식 있는 건 사실이고 여러 차례 만난 사실이 있다고 내가 말씀을 들었다"며 "그런데 한 전 총리가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일대일로 만날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공대위는 '판을 키운다'는 입장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검찰이 불구속으로 입건해서 시간을 질질 끌면 최종적으로 무죄가 나더라도 우리만 다친다"면서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대통령을 직공해서 신속하게 마무리 짓는다는 게 우리 목표다"고 말했다.
'수뢰 의혹 사건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우리도 잘 알고 있다"면서 "여러가지로 확인을 했지만 현재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한 전 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은 여러 이유로 줄어들었었는데 이제 오히려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주말 경에는 강금실 전 장관 등도 전면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 전 총리 사건에서 앞선 보도를 하고 있는 한 언론은 최근 이니셜이 함께 거명된 인사 측에 '검찰에서 수뢰설이 들렸다. 확인해줄 수 있냐'고 취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인사 측은 이를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한 전 총리 수사를 '제2의 노무현 죽이기'로 규정하는 공대위 측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받으셨던 그 혐의 사실에 대해선 그 자체가 검찰이 조작해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낸 것은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면 정치적으로 지적해야 하고 대신 본인이 금품 수수사실이 없다면 나가서 떳떳하게 밝히면 되지 않겠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여당 소속의 공성진의원이나 현경병 의원에 대한 수사는 어떻게 설명하겠나? 이것은 여당 탄압이란 얘기냐"라고 반문한 뒤, "실질적으로 골프장 사건에 대한 인허가는 이미 앞선 정권에서 다 끝난 내용인데 이 부분을 마치 현 정권에서 일어난 것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골프장 업체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현경병 의원은 이날 오전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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