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라" vs 한명숙 "안 나가"

곽영욱 '5만 달러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전달'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한명숙 전 총리 측과 검찰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한 전 총리에게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9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 전 총리가 2007년 초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한국남동발전 사장 선임과 관련한 인사청탁 등과 함께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두고 있다.

"출입기록하고 CCTV 확인해보면 답 나올것 아니냐"

곽 전 사장은 "당시 양복 주머니에 5만 달러를 넣고 들어가 한 전 총리에게 직접 전달했다"는 진술을 한 것을 알려졌다.

하지만 한 전 총리 측은 "노무현 전 대통령때와 마찬가지로 정치보복 수사이기 때문에 소환에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와 총리실에서 근무한 인사는 "총리공관에서 따로 만나 돈을 줬다는 것은 정말 말이 안 된다"면서 "출입 기록과 CCTV를 확인해봐도 바로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인사는 곽 전 사장의 진술 보도에 대해 "주머니에 넣고 들어갔다, 봉투에 넣고 들어갔다 는 식으로 진술이 바뀌고 들어갔다는 시점도 자꾸 바뀌는 것으로 안다"면서 "수뢰가 사실이라면 검찰이 그 날짜와 방법을 특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검찰도 공관 출입 기록과 곽 전 사장이 주장하는 동선, 구체적 돈 전달 정황 등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 공동대책위는 오는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향후 대응방안을 밝히고 15일에는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 방침이다.

한편 검찰의 행태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에서도 질타가 터져나왔다. 남경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한상률 전 창장 같은 경우는 국세청 그림로비, 신성해운수사 사건에서 핵심적인 인물로 지목이 되고 있는데도 외국에 나가고 또 소환이 안 되고 있는데 비해서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이나 한명숙 전 총리 같은 경우에는 죄가 있으면 당연히 조사 받아야 되지만 이런 피의사실을 언론에 먼저 뿌려져서 엄중한 법 집행보다는 여론재판을 먼저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남 의원은 "한상률 전 국세청장 같은 분들이 많은 의혹을 받고 있는데 그냥 외국으로 유유히 나가고, 또 외국에서 아주 유유자적하게 언론 인터뷰를 하고 해서 마치 '우리 정부가 한상률 전 청장을 일부러 도피시키고 또 소환하지 않는다, 뭔가 구린 구석이 있느냐' 식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쪽은 이렇게 여론에 흘려서까지도 여론재판을 유도하고 한쪽은 너무 감춰주는 것 같은 이런 문제들이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 공동대책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박주선 최고위원은 같은 방송에 출연해 "한명숙 전 총리와 관련된 또는 한나라당의 모 의원들과 관련된 내용이 검찰에 소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부 중계방송 하듯이 언론을 통해서 보도되고 있는데 이건 검찰이 범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박 최고위원은 "대검중앙수사부가 우리나라 최고수사기관인데 이 수사기관에서 수사한 사건은 30%가 무죄를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수사기관이 아니라 인권침해기관이다"면서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 행사를 법원의 통제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해가지고, 소위 말해서 불기소 사건에 대한 재정신청제도를 확대해야겠다 등 여러 가지 상황을 저희들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