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소속 기초단체장들의 수뢰와 초호화판 청사 건립이 내년 지방선거의 또다른 악재로 떠오르고 있는 한나라당이 '군기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한나라당 소속 김현풍 강북구청장이 구청에서 고용한 일용직 노동자들을 자기 집 밭갈이에 투입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효과는 미지수다.
"공천에 불이익 준다"고 엄포 놓았지만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에 문제가 된 성남시뿐 아니라 전국에서 경쟁적으로 호화청사 건립을 추진해왔다"며 "시민 혈세로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자당 소속 이대엽 성남시장이 강행한 초호화판 시청사 건립을 비난했다.
안 원내대표는 "초호화판 청사 건립을 제한할 수 있도록 제도 정비를 하겠다"며 "인구 및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면적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고, 해당 지자체 조례로 정하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혈세를 낭비하는 지자체에는 여러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정당에서도 공천 등에서 불이익 주는 방안을 검토해 이런 사례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조 정책위의장도 "호화청사 건립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는 지방의회가 지자체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방의회 전문위원 인사권을 단체장이 갖고 있는 점이 지방의회 권력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현행 지방자치제도 문제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제도 개선 의지를 내비쳤다.
호화 청사 건립만이 문제는 아니다. 이기하 경기도 오산시장이 지난 5일 아파트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이에 앞서 노재영 군포시장이 전·현직 비서를 통해 2억 9000만원을 모금해 재판비용을 마련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동희 안성시장은 기업체에 대북사업 지원기금을 내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항소한 상태다.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소속 단체장들이 '줄 사고'를 치고 있는 것.
게다가 한나라당 소속인 김현풍 강북구청장은 구청예산으로 고용된 일용직 노동자들을 부인 소유 밭에서 수 년간 일을 시켜온 사실이 드러났다.
진보신당 소속인 강북구 의회 최선 의원은 23일 구의회 본회의에서 "강북구청 소속 인력이 김현풍 구청장 배우자 소유로 돼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 일대 땅에서 수년간 농사를 지어왔다"고 폭로했다.
최 의원은 "이들이 강북구의 관용차로 이동해 농사를 짓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두었다"며 "구청장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개인 땅에 공공인력을 동원했다면 이는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언론의 취재 결과 경기도 의정부에 소재한 김 구청장 부인의 밭에 강북구청 소속 트럭을 타고 온 노동자들이 밭을 갈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구청 측은 "그런 일을 지시한 적이 없고 인부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진보신당 서울 강북구 당원협의회 측은 김 구청장을 고발할 뜻을 밝히며 "공공인력을 자기 밭을 가는데 썼다고 하는데, 권력을 개인의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처사라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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